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 및 합당설 파문이 몰고온 자민련의 내홍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일 당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가 당무위원 및 의원들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는 외유중인 의원 및 김용환 수석부총재 이인구 부총재를 제외한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해 김 총리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또 독자행동에 나선 김 수석부총재도 이날 예정된 충청권 의원과의 만찬
회동을 취소하는 등 당내 분열을 봉합하는 모양세를 취했다.

김 총리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찬모임에서 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가 내각제의 전면 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16대총선 이후
내각제 개헌을 다시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먼저 "지난달 18일 청와대회동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내각제
개헌을 발의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그렇게 되면 격식만 챙길
뿐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며 금년은 두고 추후에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의해 더이상 강요하지 않았다"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김 총리는 이어 합당문제와 관련, "국민회의와 합당을 하면 약한 당은
사라지게 된다"며 합당의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내가)당을 팔아먹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나는 합당 얘기를 한 적도 없고 그런 사람과는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며 충청권 내각제 강경파들을 향해 뼈있는 말을 던졌다.

김 총리는 이어 내각제에 대한 의지가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내각제가 될때까지 정계를 떠나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내년 총선에도 여러분과 함께 뛸 것"이라며 자민련의 단합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그러나 충청권 의원들이 요구해 온 당 복귀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현욱 사무총장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당 복귀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현 시점에서 적절치도 않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총리의 이날 오찬 간담회가 당내 분란을 상당히 진정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김용환 수석부총재와 이인구 부총재와의 화해가
최대 과제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부총재가 충청권의원들의 만찬회동을 취소해 양자간의 화해는
멀지않았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