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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물난리'] 3일째 생지옥..문산초등학교 수재민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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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이 온통 물바다이지만 하루종일 손 한번 씻지 못했습니다. 화장실에도
    물이 없어 불결하기 짝이 없고요"

    2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초등학교.

    좀처럼 가늘어질지 모르는 빗줄기과 당국의 무대책을 탓하는 수재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교실바닥에서 새우잠을 잤다는 윤진선(22.여)씨는 "이 학교 교실과 체육
    관에 분산수용된 2천여명의 수재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식수와 생활용수"
    라고 말했다.

    난민수용소를 연상케하는 대피소에 있는 수재민들은 <>물 부족 <>잠자리
    불편 <>통신 애로 <>당국의 늑장대응 <>수면 장애등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소방급수차가 이날 오전 15t가량의 세면용 물을 공급했지만 30분만에
    동이 났다.

    문산읍 새마을 협의회에서 가져온 2백여l 가량의 식수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1개 교실에 40~50명씩 분산수용된 수재민의 대부분은 딱딱한 마루바닥위
    에서 걱정과 불안으로 지난밤을 뜬눈으로 보내다피했다.

    지급된 모포도 7백장에 불과, 한장의 모포를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해야
    했다.

    모포를 미처 받지 못한 수재민들은 담당 공무원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수재민들은 한때 문산읍 일대의 전화불통으로 가족과 친지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연락할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2일 새벽 1시께 문산전화국 직원들이 1층 현관에 15대의 전화를 임시
    개설한뒤 그나마 나아졌다.

    그렇지만 가족과 친지들에게 안부를 알리려는 수재민들이 너무 많아 전화를
    한통 걸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야했다.

    당국의 지각 대처와 무대책은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수재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대피방송이 너무 늦었다는 것.

    1일 오전 7시께 사이렌 소리를 듣고 일어나 급히 집을 나왔다는 엄한섭
    (34)씨는 이날 새벽 3시20분께 대피령을 내렸다는 당국의 발표에 "물이
    다리까지 차오르고 난뒤 대피방송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냐"며 눈을
    부라렸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수해에 대한 대책부재를 질타하는 지적도
    쏟아졌다.

    상습 수해지역인데도 유사시를 대비한 준비조차 없다는 것.

    수재민 정운선(58)씨는 "매번 비가 올 때마다 이 고생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한탄했다.

    그는 "당국에 대책을 세워줄 것을 호소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당장은
    힘들고 몇년은 걸려야 될 것"이라는 말 뿐"이라고 분개했다.

    천재지변을 당한 사람들에게 나타날수 있는 "충격후 스트레스 장애"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재민도 많다.

    최근 4년간 3차례의 물난리를 겪은뒤 일부 주민들은 꿈과 같은 무의식
    상태에서 충격상황이 되풀이 되는 악몽을 꾸거나 일에 집중할수 없는 멍한
    상태에 빠져 있다.

    상당수 수재민은 거의 자포자기상태에 있다.

    물에 잠긴 자신의 집을 멀리서 지켜보던 장모씨(49)는 "왜, 왜 이렇게
    우리만 괴롭히는 거야"라고 탄식했다.

    < 문산=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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