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우 교수 약력 ]

<> 34년생
<> 중앙대 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 네덜란드 사회과학원 사회과학 석사
<> 독일 쾰른대학 경제학 박사
<> 80년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국제재정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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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경제학과 이필우(65) 교수는 정년퇴직이 1개월 남짓 남은 노교수다.

지방재정학회 초대 회장을 지내는 등 학문연구와 함께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온 그가 요즘 대단히 바쁘다.

새로운 타이틀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조세 정의를 위한 납세자연합회" 회장직을 맡은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낯선 직책이지만 대단히 중요하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납세련 회장답게 그는 만나자마자 두 개의 영수증을 꺼내 보여줬다.

국내 백화점이 발행한 영수증과 일본의 한 서점에서 받은 영수증이었다.

일본 영수증에는 구입한 책값과 그에 따른 세금이 구별돼 찍혀 있었다.

세금이 명시돼 있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세금이 투명하게 명시되지 않고는 국민들에게 성실한 납세의식
을 기대할 수 없다"며 "납세의식이 없는 한 세금 사용에 대한 국민의 권리
주장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납세 의식을 높이는 동시에 세금에 대한 권리 주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조세정의를 위한 납세자연합회"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잘못된 조세 부과와 엉터리 세무행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처하긴 힘들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바로 시민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납세련이 진정한 시민운동단체로 승화되기 위해 조세 행정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하겠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이 교수는 이같은 시민운동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일반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근로소득자 자영사업자 법인들을 납세련의 회원으로 끌어들일 계획"
이라며 "회원들에겐 인터넷과 팩스 등을 통해 부가가치세 신고 절차 등 각종
세금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 모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납세련은 한걸음 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근로소득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조세부담이 불공평하다는 인식이 계층간 위화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진단하고 있다.

"자영 사업자나 자유직업소득자의 성실신고율이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
이라는 그는 우선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납세자 계몽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납세련은 그가 미국에 있을 때 방문한 "Tax Payers Union "(납세자연맹)
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게 됐다.

"가까운 이들에게 기회있을 때마다 미국의 납세자연맹 이야기를 꺼내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일반인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30년 넘게 조세문제를 연구해 온 나조차 세금때문에 피해를 본 일이 있다"
며 "세금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오죽하겠는가"고 반문했다.

세금문제에 관한 한 시민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창구는 꼭 있어야
한다고 그는 다시한번 강조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