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들은 대만업체들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소자) 시장 참여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만의 생산규모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이 아닌데다 기술 수준 또한
뒤쳐져 있어서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론 한-일-대만간 3각체제로 시장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공장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고 4세대 제품 생산을 앞당기는 등 물량과 기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대만의 공세 =CPT를 비롯한 6개업체가 빠르면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일제히 TFT-LCD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이들 대만업체는 일본업체로부터 기술을 들여와 TFT-LCD를 생산하게 되는데
월간 20만장 가량을 생산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CPT사의 경우 미쓰비시 기술을 도입해 3.4분기중 월 2만5천장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하게 되며 에이서는 일본 IBM의 도움을 받아 3.4분기중
1만5천장규모의 공장을 완공한다.

유니팩과 치메이사는 각각 마쓰시타와 후지쓰 기술로 오는 12월 각각
월 1만5천장의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스타는 내년 2.4분기와 4.4분기에 각 5만장 규모의 1,2공장을 완공한다.

대만업체들은 공장가동과 함께 곧바로 2공장 건설에 들어갈 방침이다.

대만업체들의 TFT LCD 생산능력은 내년 하반기에 월 2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업체 대응 =기술과 물량으로 맞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조원 가량을 투자해 천안에 4공장을 짓기로 최근 확정했다.

이 공장은 유리기판 크기가 세계최대인 7백20x9백20mm로 4세대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은 현재 기존 라인에 대한 보완투자를 진행중으로 연말 완료되면
생산능력이 월 40만장에서 46만장으로 늘게 된다.

또 4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내년 하반기엔 월 65만장을 생산한다.

필립스와 합작한 LG LCD도 최근 구미에 3공장 건설을 위한 장비발주에
들어갔다.

총 1조4천억원이 투자되는 이 공장은 6백80x8백80mm 기판을 월 5만장
가공할수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LG LCD의 TFT-LCD생산은 월 40만장에서 90만장으로
증가한다.

현대전자도 2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이천에 TFT-LCD 공장
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의 TFT-LCD생산은 월 5만장에서 17만장으로 늘어난다.


<>향후 전망 =국내업체들은 대만의 참여가 우려할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마케팅담당 이동헌 이사는 "대만업체들은 TFT LCD핵심부품인
정밀박판유리나 컬러필터, 구동IC(집적회로) 등을 자체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며 "수직계열화가 돼있는 한국업체와 견줘볼때 경쟁력에서 뒤쳐진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삼성전관과 삼성코닝이 컬러필터와 정밀유리를, 삼성전자와
현대반도체가 구동IC를 생산중이다.

삼성전관은 중국에 새로 컬러필터 공장을 지을 방침이며 삼성코닝은 구미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대만이 생산개시와 함께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으론
한-일-대만 3각구도로의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 이일규 반도체전기과장은 "2000년 하반기이후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며 "제품구조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고 밝혔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