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인허가 지침이 확정돼 23일부터 시행됐다.

금융당국이 신설과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이 지침은 증권 투신 신용정보회사의 신설, 종금사와 증권 은행의 합병 등
금융권 재편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제정배경 =지난 5월24일 정부조직법이 개정됨에 따라 금융기관 설립
등에 대한 인허가 업무가 재정경제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로 넘어왔다.

이에따라 금감위는 국제기준에 맞춰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인허가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새로 만든 지침은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가 많이 도입돼 종전 기준이
완화됐다.

인허가 처리절차의 표준화와 투명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지침의 적용범위는 모두 12개 업종.

은행 증권산업(증권회사, 투신 및 투신운용사, 선물회사) 보험회사
상호신용금고 종합금융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신용협동조합 신탁회사
주택저당유동화(MBS)회사 신용정보업자 등이다.

<> 보험/종금/카드 =현대와 LG그룹이 사실상 관계사인 한국생명과 한성생명
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부실생보사 한 곳을 인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가 5대그룹이 보험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실보험사
2개를 인수토록 관련규정을 강화했다.

부실 생명보험사 정리와 관련해 그만큼 기업의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재정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현재 현대그룹은 한국생명 정상화를 위해 조선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LG는 아직 구체적인 한성생명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5대그룹 보험업 진출 규정은 한 개의 새로운 보험사를 설립한 뒤
부실사 1개를 인수하거나 처음부터 2개 부실사를 인수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금감위는 이와함께 5대그룹이 부실보험사 인수를 통해 보험업에 뛰어들
때는 시장점유율이 5%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외국자본과 합작하고 지배적 경영권을 갖지 않는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키로 했다.

이와 관련, 금감위가 대한생명 3차 입찰이 유찰돼 나중에라도 재입찰을
실시할 경우 LG가 다시금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5대그룹에 대한 이같은 보험산업 진입 규제는 오는 2003년 3월까지 한시적
으로 시행된다.

금감위는 또 종합금융사 등이 증권사와 합병할 경우 발행어음 수신 등의
단기금융 업무와 어음관리계좌(CMA), 설비 및 운전자금 투.융자, 시설대여
(리스) 업무 등을 3년간 허용키로 했다.

이번 규정 개정으로 LG종금과 LG증권의 합병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사 설립과 관련해선 10%이상의 지분을 갖는 법인의 경우 자기자본이
카드사 출자금의 4배 이상이고 부채비율이 2백% 이내이면 설립을 인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올초 신용카드사 설립을 추진했던 현대그룹도 올해말까지 부채비율
을 2백% 이내로 줄이면 신용카드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증권산업 =금감위는 "증권사를 설립하려는 일반법인의 경우 자기자본이
출자금의 4%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 등을 삽입, 몇몇 회사의 경우 증권사
설립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크게 세가지로 부류로 증권사및 투신사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는 직접 증권사를 설립하는 경우이다.

현재 사이버증권사나 위탁매매전문증권사 설립을 준비중인 회사는 10여개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중 중앙종금및 골드뱅크, 한국종합기술금융(KTB), 한나라당 신용균 의원
등이 거의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들 회사나 개인은 특히 금감위의 "인허가 불허기준"에도 해당되지 않아
증권사설립에 문제가 없는 편이다.

두번째는 증권사를 설립한후 합병을 모색할 예정인 종금사의 경우이다.

골드뱅크와 합작증권사를 설립을 계획중인 중앙종금을 제외한 다른 종금사의
움직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금감위는 증권사와 합병하는 종금사에 대해선 3년동안 단기금융업무, 어음
관리계좌업무, 설비.운전자금 투융자업무, 지급보증, 시설대여업무를
허용키로해 증권사설립후 이와 합병하는 종금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세번째는 증권사의 자회사 설립이다.

금감위는 이번에 증권사가 위탁매매 전문증권사를 설립토록 허용했다.

이에따라 대우증권등 몇몇 증권사는 매매전문증권사나 사이버증권사를
자회사로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의 경우에도 은행 보험사의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느낀 은행들은 기존의 투신운용사 외에
투신사를 설립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반 기업(법인)은 기존투신사의 인수만 가능해 당장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