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빠르면 8월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미국의 현 상황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인플레
조짐이 보이면 "즉각적(promptly)"이고도 "확실한(forcefully)"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개장초 오름세로 출발했던 다우존스공업지수는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1시간30분만에 무려 74포인트가 떨어지는 등 나스닥과 S&P500지수 등
뉴욕증시 대표지수들이 큰 폭으로 함께 하락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달 단행한 금리인상 조치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며 "지난 29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실업률과 오름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물가지수
(CPI) 때문에 인플레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5-3.75%까지
확대되고 소비자 물가도 금년엔 2.25-2.5%,내년엔 2-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경제성장 수정치는 FRB의 종전 예상치 2-2.5%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앞으로 발표될 실업률과 CPI가 금리조정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은 한달 앞서 무슨 조치를 취하기엔
너무 불분명하다"며 "동료들도 빠른 시일내에 금리인상조치를 내리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며 금리를 현행 "중립"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FRB는 내달 2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통화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FRB는 지난달 30일 콜금리인 연방기금(페더럴펀드)금리를 4.75%에서 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97년 3월이후 2년만의 금리 인상이었다.

이때 재할인율은 4.5%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편 월가 전문가들은 만약 내달 금리인상 조치가 이뤄지지않더라도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 조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가 20달러선까지 올라가 물가인상을 부추기고 있는데다 미국인의 소비도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이달들어 9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20달러(WTI기준)를 돌파,
지난 한달새 배럴당 2달러이상 올랐다.

이같은 유가오름세는 이달의 도매물가와 소비자물가를 각각 0.3%포인트,
0.1 %포인트 끌어 올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5월과 6월 두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했던 소비자물가도
이달에는 오름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