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 < 경기 중기진흥재단 대표 >

아마추어 골프에서 "그로스(Gross)"보다 "네트(Net)" 스코어를 중요시 하는
것은 양보다 질을 높게 평가하기 위해 이용하는 하나의 편법이다.

우승의 결정은 그로스가 아니라 네트로 결정한다.

그로스에 관계 없이 스코어가 제일 적은 사람에게 "메달리스트"라는 영예가
주어진다.

남.녀의 성능력도 개인차에 따라 양을 우선할 것이냐, 질을 중요시 할
것이냐하는 것은 골프를 통해 암시를 받아야 한다.

골프에서 핸디를 서로 주고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남성에게는
자기체질과 체력에 알맞은 횟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횟수만 자랑하는 허풍쟁이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

다음으로 그린공략에 있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습기가 있어 촉촉할 때는
깃대가 꽂혀 있는 홀을 직접 겨냥해도 좋지만 그린이 물기가 없고 메말라
있으면 2단 공략법을 구사해야 한다.

마른 그린을 직접 공량하다보면 10이면 10개가 모두 밖으로 벗어난다.

같은 그린이라도 깃대의 위치와 구질에 따라 스코어에 영향을 준다.

골프는 또 코스마다 스코어가 다르게 나오게 되어 더욱 재미있는 운동이다.

한편으로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동반자에 따라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눅이 드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저런 사유로 홀 공략에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하지 않는가?

골프라운드 중 잘 나가다가 생각지도 않은 어느 홀에서 갑자기 무너지거나
문제의 샷이 나올때가 있다.

이럴때는 항상 기본으로 돌아가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무상무념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낸다고 한다.

사람이 삶을 이어 가는데도 모든 것이 잘될때 항상 조심하라고 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버디나 이글을 한뒤 버디나 이글값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상승세일때
마음을 비우라는 말이 꼭 들어 맞는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운우의 즐거움 뒤에 느끼는 것 같은, 큰
것을 기록한 뒤에 찾아오는 심리적 허탈감이다.

바로 이것이 빌미가 되어 뜻하지 않은 슬럼프에 빠져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게 된다.

"호사다마"라는 경구를 언제 어디서나 잊지 말자.

한타 한타에 정신을 쏟으면서 골프의 즐거움도 누리고 삶의 가치와 여유도
터득해 보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