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금융노련) 소속 노조원 1백여명이 15일 오전 11시
금융감독원 로비를 점거하고 IMF와 정책협의 중단을 요구하며 1시간동안
농성을 벌였다.

지난해 퇴출은행 노조원들이 농성을 벌일때도 금감원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뚫린 것이다.

일부 노조원들은 금감원 15층에 있는 IMF정책회의장앞에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금융노련은 IMF협의로 은행의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강화되면 대손충당금
부담이 너무 커져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이 하락하고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같은 주장을 IMF대표들에게 전달한뒤 자진해산했다.

금융노련의 이날 점거농성은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 해 금감원측이나,
외곽을 경비하는 경찰로선 손도 못썼다는 후문이다.

노조대표 10여명이 먼저 1층에서 방문증을 발급받아 IMF와의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노조원들은 금감원 1층의 한빛은행 지점에 볼일이 있어 간다며
하나둘씩 들어와 로비에 집결했다.

경찰이 뒤늦게 달려왔지만 불상사를 우려해 농성자들이 자진해산할 때까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소수의 인원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기습시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비강화에 부심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요즘 IMF협의는 우리측 요구가 많이 반영되고 있는데
작년엔 가만히 있다가 지금와서 시위를 벌이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