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대출했다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성업공사에 팔 수 있게 됐다.

성업공사가 뉴브리지캐피탈의 요구를 받아들여 제일은행의 해외부실채권을
사주기로 했고 해외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없도록 돼 있는 내부규정도 함께
고쳤기 때문이다.

성업공사는 제일은행의 미국 일본 영국 현지법인이 갖고 있는 부실채권
1천4백43억원어치를 2백86억원에 사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성업공사가 한국 금융기관들로부터 해외부실채권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일은행의 부실채권은 미국현지법인이 진로 현지법인(1백80만달러)
중부리스금융(6백만달러) 그린필드펄프(1천만달러) 등에 빌려준 1억1천4백
만달러를 비롯해 일본 현지법인 8억6천만엔, 영국 현지법인 2천9백파운드
등이다.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해외부실채권의 경우 인력부족 등으로 회수는 물론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구조조정을 위해 해외점포를 잇따라 폐쇄해야 했기에 이런 어려움은
가속화했었다.

이번에 성업공사가 해외부실채권을 사주기로 함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수십억달러어치에 달하는 해외부실채권을 "적절한" 가격에 팔아버릴 수
있게 됐다.

성업공사는 제일은행 해외부실채권에 대한 관리 및 회수작업이 시급하다고
보고 금명간 미국과 일본에 실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서울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해외부실채권을 추가로
사들이면 미국과 일본 등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