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상권의 1등점포 자리를 둘러싼 삼성플라자와 롯데백화점간의 대격돌이
2회전에 접어들고 있다.

롯데 분당점이 문을 연 지난 4월초부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대결을
펼쳐온 롯데와 삼성플라자는 국내 최대의 "유통 격전지"인 이 지역 상권
장악을 위해 여름 세일이 끝나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대대적인 매장 재단장
작업에 돌입한다.

직선거리로 5백m도 채 안되는 거리를 두고 인접해 있는 두 백화점은
매장인테리어와 상품구성에서 판촉행사에 이르기까지 한 걸음도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어 승패의 향방이 벌써부터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삼성플라자와 롯데백화점의 "분당 1회전"은
삼성측의 승리로 끝났다.

롯데가 블루힐백화점을 인수해 지난 4월1일 분당점으로 개점한 이래
6월까지 초반 3개월간 매출실적을 집계한 결과, 삼성플라자는 8백97억원의
실적을 올린 반면 롯데는 7백26억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월별 매출을 비교하면 삼성플라자는 4월 3백94억원, 5월 2백36억,
6월 2백67억원인데 비해 롯데는 4월 3백50억원, 5월 1백95억원, 6월 1백81억
원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이처럼 초반 실적이 부진하자 전관 리모델링 작업을 서두르는 등
열세만회를 위한 총력전 태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그룹 고위관계자가 최근 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삼성을 따라잡으라"고 질책, 내부적으로
일대 비상이 걸린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블루힐백화점 인수후 준비가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개장하는 바람에 매장 수준이 고객의 기대에 못미친 것 같다"며
"이 지역 고객수준에 맞춰 최고급 백화점으로 재오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측이 구상하고 있는 매장 리뉴얼 수준은 소공동 본점과 동일한
인테리어, 상품구성, 고객 편의시설을 갖추겠다는 것.

이번주 안에 리뉴얼을 위한 설계작업을 마치고 오는 18일 여름 정기세일이
끝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분당상권에 거주하는 고소득층 고객들의 취향에 맞처 해외 명품 브랜드
도 4~5개 가량 보강할 계획이다.

삼성플라자 역시 분당상권 선두업체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롯데의
추격전에 맞불공세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매출 증대를 위해 기획전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재 6층에 마련돼 있는 이벤트홀(행사장)을 내달 중순께
지하 1층으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또 E,G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3개 가량 추가 입점시키는등 MD(상품구성)
개편 작업도 단행할 계획이다.

삼성플라자측은 지난 4월 롯데 분당점 개점 당시, 롯데측이 오픈 기념행사
로 세일과 사은행사를 병행해 실시하자 배수진을 치고 화끈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롯데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고객서비스와 매장분위기등에선 롯데에 질게 없지만 국내 최대업체인
롯데의 바잉파워와 압력에 못이겨 중소 납품업체들이 이탈할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