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9일 장쩌민 국가주석 및 주룽지
총리와 잇달아 회담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저지를 위한 협조를 요청
했다.

중국과 일본 정상들은 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오부치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 대포동 미사일 재발사 문제와 관련, "북한이
미사일을 다시 발사할 경우 미국 일본 한국 등 3국과 북한간의 관계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주총리는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장쩌민 국가주석은 이 문제가 북한의 주권사항이기 때문에 적극 개입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중국의 WTO 가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의
WTO 가입은 양국뿐 아니라 모든 회원국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일본은 선진7개국(G7) 가운데 첫번째로 중국의 WTO 가입을 공식
승인했다.

오부치 총리는 또 "과거 양국의 아픈 역사에 대해 중국인의 감정을 이해
한다"며 중국 홍수방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산림녹화 사업용으로 1백억엔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중국과 동남아환경보호 사업을 공동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오부치총리는 이날 중국이 우려하고 있는 신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의 이해를 구했다.

주총리는 "이 협력지침에 대만을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면서 "앞으로 일본의
구체적인 행동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부치총리는 이 방위협력지침과 관련된 법규를 발동할때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문제에 대해서는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오부치총리는 이와함께 중국 최대의 국책사업인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철도
건설에 일본 신칸센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중국 지도자들에게 요청했다.

오부치 총리의 방중에는 고무라 마사히고 외상과 노다 다케시 자치상,
노다 세이고 우정상 등 3명의 각료와 도요다 쇼지로 도요타자동차 명예회장
등 재계인사 1백여명이 동행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