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삼성자동차의 손실을 이건희 삼성 회장이 메워 주기로 한 만큼
공장매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매입자 입장에서는 순자산가치 그대로 매입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경제성이 적어 공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사회단체의
주장은 이미 발생한 부실을 매입자가 안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든 해외든 기존 완성차 메이커가 공장을 인수, 약간의 비용만 투입하면
충분히 활용할수 있다는게 정부의 주장이다.

정부는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대우의 마티즈를 생산하려면 5천억원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플랫폼을 개체하고 납품업체의 금형을 개조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부산의 하청업체들은 기존투자비용의 10%만 들이면 새로운 차종을 생산할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자동차의 장부상 순자산이 6천억원 수준에 불과해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도 많지 않다.

또 기존메이커가 인수하면 마케팅 비용등 영업및 관리비용이 추가로 들지
않기 때문에 대당 생산원가가 크게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기존업체의 판매망을 활용할수 있고 광고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규모가 클수록 고정비용을 줄어드는 시너지효과인 셈이다.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1일 2교대 기준으로는 연산 16만대, 3교대 기준
으로는 24만대를 생산할수 있다.

공장을 매입하는 회사가 원하면 생산능력을 배 정도로 늘리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인수하는 업체가 어떤 회사인가가 관건이라고 산업자원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인수하는 회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부산공장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정부가 보는 부산공장의 제일 바람직한 인수처는 GM이나 포드 등 외국의
대형 자동차 메이커.

이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로 부산공장을 활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부품업체들은 해외로 부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쉽게 찾을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자금력을 동원해 추가투자를 할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실제로 GM과 포드는 채권단과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들이 그동안 여러차례 합작협상을 하다 그만둔 경험이
있어 인수가 쉽지 않으리라는게 정부의 시각이다.

차선책은 현대나 대우가 인수하는 방안이다.

대우가 삼성차를 인수하는 2사체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대쪽에서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경제력집중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자금력이 튼튼해 인수과정이 매끄러울
것이라는 것.

대우에 비해서는 특혜시비가 적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당초 인수기업이 대우 일변도로 거론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