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우주항공과 보잉사간 손해배상 분쟁이 국내 항공업종 빅딜(대규모 사업
교환) 사업을 난관에 빠뜨렸다.

현대가 보잉항공기 날개사업을 중단하면 항공통합법인에 추가출자를 해야
하는데다 항공빅딜 자체도 전면재검토가 필요해서다.

[ *본지 7월8일자 2면 참조 ]

<>항공빅딜에 큰 차질 =현대우주항공과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등 항공기
제작3사는 오는 8월 통합돼 단일법인으로 출범한다.

통합법인 준비사무국은 지난 3월 3사의 자산을 미래수익가치 평가(DCF)방법
으로 1차 실사했다.

단일법인을 출범시키면서 양도자산의 가액 및 출자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통합법인 관계자는 "하지만 현대우주항공이 보잉사의 날개제작 사업을
계속하지 못할 경우 통합법인 출자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리는 게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도 이번 소송사태가 항공빅딜에 미칠 파장을 분석한 뒤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현대측의 주장 =두 회사의 마찰은 항공기 날개 독점공급 계약에 대한
보잉사의 의도적인 계약위반이 발단이 됐다고 현대측은 주장했다.

현대우주항공은 지난 96년 보잉사에 매년 일정수준의 B717-200기 날개를
공급키로 이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현대는 곧바로 4천억원을 들여 작년 5월 날개조립 공장을 건립, 날개 납품을
시작했다.

현대는 계약당시 날개당 1백50만달러(26억원)를 받기로 약정했다.

세계 항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정상가격보다 싸게 공급계약을 맺는
"불평등"을 감수했다는 게 국내 관련업계의 얘기다.

이후 보잉사는 9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날개 제작에 무려 4천번의 설계변경
을 요구해 왔다.

부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늦추기도 했다고 현대측은 소장에서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제작비용이 늘어났다는 것.

보잉사는 날개 독점공급업체로 현대를 선정한 계약과 달리 항공기 수주부진
등을 이유로 날개제작을 자회사인 보잉 캐나다에 맡기려고 했다고 현대측은
주장했다.

현대우주항공 관계자는 "보잉사가 우월적인 위치에서 부품공급 업체에
불합리한 내용을 요구하면서 계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현대측은 소송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날개를 계속 생산공급하기로 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현대우주항공의 연간 매출액은 2천억원.

여기에 비하면 보잉사는 연간 매출액이 40조원에 이르는 공룡기업.

"다윗" 현대우주항공이 "골리앗"인 보잉사를 상대로 한 힘겨운 소송이다.

이번 소송은 청구금액만도 한미간 민사분쟁사상 최대규모인 7억5천만달러
(8천7백억원)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