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6개월여간의 장고끝에 "이 회장 사재 출연"과 "법정관리 신청"
이라는 카드로 삼성자동차 문제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이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는 창립 61년만에 처음.

삼성이 오명을 무릎쓰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삼성자동차 사정이 곧
부도가 날만큼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차 처리과정은 개인 재산 출연 압박이라는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또 삼성자동차에 대준 1조2천억원을 떼일지도 모를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가입자들이 안게 되는 손해는 어떻게 할것인지 문제가 남아 있다.

이밖에 삼성생명 상장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부채분담은 어떻게 =삼성자동차의 부채는 모두 4조3천억원이다.

한빛 산업 외환은행등 은행권이 1조8백억원, 삼성생명(5천4백억원)을
비롯한 삼성계열 금융사 1조2천억원, 기타 회사채발행및 기업어음 등이다.

이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그동안 대우와의 빅딜 협상 핵심이었다.

삼성은 이 부채를 전액 떠안기로 했다.

이 회장이 출연하는 삼성생명 주식(주당 70만원으로 계산시 2조8천억원)
가운데 2조2천억원을 채권단 부채 상환에 사용한다.

김인주 삼성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은 "채권단은 삼성자동차 채권 대신
삼성생명 주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 주식은 조만간 상장 예정이어서 채권단은 손쉽게 현금화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계열 금융권이 1조2천억원을 분담한다.

삼성생명이 5천4백억원을 대출해준 것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이 회사채나 기업어음 매입 등의 방법으로 빌려준 돈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이 채권이 어떻게 될지는 법정관리후 법원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이나 후순위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9천억원은 삼성자동차 자산(1조~1조5천억원 추정)을 매각해 갚는다.

<> 문제는 없나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부담은 전혀 없다.

그렇지만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 금융사들의 부담은 불가피하다.

금융계열사들의 부담은 곧 가입자들의 손해로 이어진다.

가입자들은 수익률이나 보험 배당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 계열사 주주 대신 삼성 금융사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또 삼성자동차에 출자한 삼성전자(지분율 21.11%), 삼성전관(7.45%),
삼성전기(6.08%), 삼성중공업(2.48%), 삼성에버랜드(1.24%), 삼성 임직원
(30.60%) 등도 출자액을 모두 떼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