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합의로 열린 제205회 임시국회가 3당 대표연설 순서문제로 파행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종 의혹사건들을 수사할 특별검사제의 전면도입 등에 대한 여야간 입장
차이도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따라 정부가 제출한 1조2천9백81억원 규모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통과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30일 국회에서 세차례에 걸쳐 3당 총무회담을 갖고 1일 열릴 본회의
에서 진행될 3당 대표연설 순서를 협의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국민회의는 여당이 대표연설을 먼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이 먼저 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회의는 지난해 정기국회때 당시 한나라당 조순 명예총재가 대표연설을
먼저 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에는 국민회의측이 대표연설을 먼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이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며
양보를 거부했다.

국민회의 손세일 총무는 회담후 "이번엔 한나라당이 대표연설을 먼저하고
오는 9월 정기국회때엔 국민회의가 먼저하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손 총무는 또 "이는 한나라당이 여야합의로 열린 국회를 파행으로 끌고
가려는 저의를 보이고 있는 것"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는 "50년동안 제1당이 대표연설을 먼저했던 관례를
이제 바꾸라는 것은 무리한 얘기"라며 "여당은 대표연설 순서문제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지 말라"고 비난했다.

여야가 대표연설 순서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바람에 정작 의견조율이 이뤄
져야 할 특검제 도입 등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파업유도의혹에 국한된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여당의 입장과
전면적인 특검제 도입을 주장하는 야당의 견해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경안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김종필 총리 대독)의 시정연설을 듣고 이를 심사할
예산결산특위를 조만간 구성키로 의결했다.

< 최명수 기자 me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