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경춘가도라 일컫는 서울~춘천간 국도 46번은 언제 달려도 좋은
드라이브 코스다.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2백리 길은 굽이굽이 낭만과 서정이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경춘선 열차가 서는 강촌역 주변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가파른 절벽 위에 계단식으로 지어진 강촌역은 숱한 젊은이들이 통과의례
처럼 거쳐가는 곳.

한때 사랑에 빠졌던 젊은이 치고 숙맥이 아닌 다음에야 이곳에 한두토막
얽히지 않은 추억이 없다.

이제는 연륜처럼 살이 붙은 중년들에게도 한때는 이곳에 방목한 우리 기쁜
젊은날이 있었으리라.

작은 역사를 빠져 나온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무리 지어 나와 자전거를 빌려
타거나 강변을 거니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그곳의 변함없는 풍경이다.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줄기에 푸른 하늘이 수채화처럼 풀어졌고 강변
모래밭을 뒹구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햇살속에 달궈진다.

역에서 구곡폭포쪽으로 가는 강촌마을 도로변에는 카페 음식점 자전거대여소
가 밀집되어 있다.

그곳을 지나다보면 정태춘의 노래 "북한강에서"가 으레 흘러나온다.

모두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곳은 봉화산 계곡에 위치한 구곡폭포.

물줄기가 바위 능선 아홉개의 굽이를 돌아 떨어져 내린다고 붙은 이름이다.

평상시에는 수량이 그리 많지 않으나 장마 후면 30여m에 이르는 높이의
풍성한 물줄기가 장관이다.

거대한 물기둥이 천지를 진동하며 떨어지고 어느 때는 물줄기가 아홉계단의
암벽에 부딪쳐 부챗살처럼 펴지며 황홀한 무지개를 수놓는다.

겨울이면 또 다른 구경거리가 기다린다.

이 물줄기가 그대로 얼어붙어 절묘하고 거대한 빙벽을 이룬다.

빙벽을 타고 오르내리는 클라이머들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이 색다른
구경거리다.

주차장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는 잘 정비된 등산로가 펼쳐진다.

큼직큼직한 돌멩이가 박힌 길은 산길을 오른다기보다 마치 공원 산책로를
거니는 듯하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지만 아이들과 노인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로도
어울린다.

폭포까지 오르는 길에 구곡정 어린이놀이터(거의 돌보지 않아 버려진
상태지만) 토산품가게 식당 카페 등이 이어진다.

[ 어떻게 가나 ]

구곡폭포에 가려면 서울 춘천을 잇는 국도 46번 경춘가도를 타야 한다.

망우동을 넘거나 워커힐을 지나 구리시 미금사거리 도농삼거리 경춘가도로
진입한다.

마치터널 마석 구암리 청평 가평에서 북한강을 가로지른 경강교 춘성대교
당림교 등을 건넌다.

강촌교가 보이면 우회전해 다리를 건너 1.2km 들어가면 구곡폭포 안내석이
보인다.

안내석을 따라 다시 우회전해 2.5km 달리면 구곡폭포 주차장이 나온다.

삼악산 등선폭포는 강촌교 입구에서 국도 46번을 따라 약 2.5km 간다.

거기서 등선교를 건너 왼쪽으로 돌면 간이주차장이 나온다.

그다지 눈에 띄지 않으므로 너무 속도를 내 달리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따라서 주의를 살피며 운전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청량리에서 교외선을 타고 강촌역에서 하차한다.

구곡폭포행 시내버스가 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5분 소요).

강촌역에서 도보로는 30분.

춘천 구곡폭포를 잇는 시내버스(50번 버스)가 약 40분 간격으로 하루 20회
운행된다(30분 소요).

[ 들러볼 만한 곳 ]

<> 등선폭포

삼악산에 위치한 등선폭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강촌역에서 경춘가도를 타고 2.5km 남짓 떨어진 위치다.

해발 6백45m의 삼악산은 금성사 등선폭포 신흥사 등이 유명하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서 엿보이는 대원암 상원사 흥국사 등 오래된 사찰과
폭포 등도 볼거리다.

삼악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의암호와 북한강이 절경이며 등선폭포에서 흥국사
까지 오르는 경치도 발걸음을 붙잡는다.

등선폭포는 높이가 불과 10여m에 지나지 않으나 그 모양이 단아하고 차분
하다.

제1폭포인 등선폭포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제2,제3폭포가 상류쪽으로
이어진다.

제2폭포 위에는 선녀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다.

파르스름한 물빛을 담고 있는 오목한 바위가 마치 천연욕조처럼 정교하고
신비스럽다.

등선폭포~흥국사~정상~상원사로 이어지는 등산코스는 약 7km로 3~4시간
걸린다.

[ 식사는 어디서 ]

<> 검봉산 칡국수집

강촌의 별미는 단연 칡국수.

특히 구곡폭포 가는 길에 자리잡은 검봉산칡국수집(0361-261-2986)은
전국에 소문난 맛집이다.

칡뿌리를 절구에 찧어 물에 담가 놓았다가 그 앙금을 모아 밀가루와 반죽해
만든 칡국수는 면발이 우동가락처럼 굵고 갈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투박스런 모양과 달리 쫄깃쫄깃한 맛이 별미다.

< 이준애 한경자동차신문 출판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