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억류중인 민영미씨가 22일 저녁 억류중이던 장전항 출입국관리소를
떠나 온정리 금강산려관으로 옮겨져 계속 조사를 받고 있다고 23일 발표했다.

현대는 북측이 민씨의 억류 장소를 옮긴 것이 조사의 장기화를 의미하는
것인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한편 이날 오후 김윤규 (주)현대아산
사장을 중국 베이징(북경)으로 급파하는 등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와 민씨 석방을 위한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이미 현지에 와 있던 김고중 현대아산
부사장과 합류, 북측의 아태평화위와 벌이고 있다.

현대는 그러나 금강산과 베이징에서의 협상이 현대의 협상력만으로는 힘에
부치다고 판단, 정부와 협의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현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이달말로 예정된 대북송금 중단과 금강산
현지주재원 철수 등이 있지만 아직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현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송금중단과 금강산 현지 주재원 철수같은 강경책
은 아직 검토하지 않다"며 "북측에도 명분을 주면서 보다 원만히 문제를
풀어가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또 민씨가 석방되더라도 북측으로부터 관광객 신변안전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확보해야 관광을 재개할 것이라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관광
장기 중단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금강산려관으로 옮긴 민영미씨가 조사를 계속 받고는 있으나 아직은
건강하다고 밝혔다.

현대 관계자는 "북측이 금강산려관으로의 이송 사실을 전달하면서 민씨의
건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며 "북한은 민씨의 방에
간호사를 배치해 민씨의 건강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일 장전항 출입국 관리소로 의사 1명을 보내 민씨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