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간 이산가족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차관급 회담이 무기연기됐다.

북한측은 21일 오전 우리측 대표에게 남북한 차관급회담을 오후3시(현지시
간)로 연기할 것을 요청한데 이어 회담시간에 임박해 돌연 회담을 무기연기
할 것을 알려왔다.

이에따라 지난해 4월 비료회담이후 1년2개월만에 열리기로 했던 남북당국자
간 회담이 무산됐다.

북한측이 돌연 회담의 무기연기를 통보해온 것은 남북한 당국간의 대화보다
한반도 긴장완화를 비롯한 현안을 미국과 직접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전략
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과 핵문제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불거졌을때 미국을 협
상파트너로 협상을 벌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애써왔다.

북한측은 남북차관급 회담이 열리기 임박해 23일 북.미 고위급회담을 열기
로 합의하는등 남북차관급회담의 초점을 흐리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방안
을 북한측에게 제시하고 북한측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할 예정이었다.

특히 이산가족의 서신왕래와 생사확인, 상봉 등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협의
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자는 입장을 제시하여 북한측의 동의를 이끌어
낸다는 전략을 마련했었다.

또 상호관심사 부분에서 남북한 기본합의서 이행문제를 제시하고 남북당국
간 회담을 정례화할 것을 북측에 촉구할 방침이었다.

베이징 = 김영근 특파원 이의철 기자 ec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