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좁아서 갈데가 없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좁은 땅덩어리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명소가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다.

"월간 산"의 안중국 기자가 펴낸 "이 땅에 이런 데도 있었네"(조선일보사,
9천5백원).

83년부터 등산지나 여행지를 찾아 전국을 누벼온 베테랑 레저 기자가 찾아낸
이색명소와 숨은 비경 65군데가 소개돼 있다.

생김생김이 독특한 지형, 진귀한 동식물이 모여있는 군락, 때론 사람들이
색다른 행태를 보이며 살아가는 곳 등.

눈과 귀를 놀래줄만한 이색지대들이 시원한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책의 두드러진 특징은 전국 곳곳의 명소를 계절별로 구분해 실었다는 점.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시기가 맞지 않으면 이름값을 못한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실제 여행길을 나설 때 완벽한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 교통이나 숙박편도
자세히 소개했다.

단순히 좋은 곳을 나열하는데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글쟁이"가 펴낸 책답게 금방이라도 눈앞에 펼쳐질 듯한 장면 묘사와
취재과정에서 건져올린 따끈따끈한 이야기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