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대로 방향을 잡아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
곧 다시 일어설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 타임지에 게재되는 시사만화 "루리의 세계"로 유명한 래넌 루리(67)씨.

그가 바라 본 "오늘의 한국"은 "전망이 매우 밝다"로 요약된다.

루리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홍순영 외교통상부 장관 등 정부 주요 관리
들을 만난 뒤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악몽을 씻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이를
훌륭히 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리는 이날 한국군이 서해상에서 북한과 교전한 것에 대해 "김대중 정부가
펼치고 있는 햇볕정책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정부는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우 결단력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도자"
라고 평한 뒤 방한기간중 한국에서 받은 느낌을 곧 시사만화로 만들어 게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칭 "정치 애널리스트"로 불리길 원한다는 루리는 지난 48년(16세)이래
51년동안 언론계에서만 일해 온 "골수 언론인".

시사 만화계에서는 기교와 영향력이 세계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의 시사만화는 세계 1백2개국의 1천92개 신문에 게재되고 있다.

하루 평균 구독 인원만도 2억명을 넘는다.

그만큼 그의 만화 한컷이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루리의 힘은 그가 인터뷰를 원했던 각국 정상들중 그 누구도 거절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동안 인터뷰한 각국의 정상들만 72명.

취재가 필요하면 정상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현지에 찾아 간다.

이번 방한도 그런 맥락에서다.

루리는 작품의 영향력을 감안, 다작은 피한다.

1주일에 5컷을 그린다.

한 컷을 그리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각국에 핫라인이 개설돼 있어 전화 2~3통 정도면 취재가 끝난다.

그가 강조하는 소재 선택의 기준은 "국제성".

누구나 공감하는 소재를 고른다.

정기적으로 보는 미디어는 뉴욕타임스와 타임지,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르몽드 등 7~8개 신문이다.

정치시사만화는 궁극적으로 "사설"이라고 정의한 그는 "한국 시사 만화가들
이 한국 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래넌 루리 >

<>32년 이집트출생 유태인
<>예루살렘 미술대졸업
<>74년 미국귀화
<>뉴욕타임스, 라이프, 독일 디 벨트, 일본 아사히(일조),
미국 US월드&뉴스투데이 등 게재
<>96년 격월간 시사만화잡지"카툰뉴스 인터내셔널지" 창간
<>미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회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