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제49주년 기념식사를 통해 "금리는 안정적
으로 유지하되 실물경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인플레이션 조짐이 감지될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권에 머물던 여유자금이 경기회복과 함께 실물부문으로 본격
유입되면 수요증대 압력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다 국제유가의 불안정, 임금
상승 조짐,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 등 비용면에서의 물가불안요인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가격이 회복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품현상의
재현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한은 관계자는 "통화량증가 및 금리인하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몇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내년초 물가불안이 우려되면 하반기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 총재는 외환의 초과공급으로 인해 원화 절상압력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금리.환율간의 인과관계가 불확실한 점을 감안할때 외환수급조절을 통해
근원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리를 낮춰 환율수준을 관리해야 한다는 IMF 및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또 "최근의 빠른 경기회복세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대한 반사효과와
재정금융면에서의 경기부양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며 "구조개혁을 가속화해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전총재는 "금융기관의 2000년 문제(Y2K)로 인해 연말께 급격한
현금인출이나 이에 따른 은행의 일시적 유동성 부족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임시특별대출제도 도입등 특별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