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외환위기 닮은 다이옥신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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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외환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지 2년이 지난 지금 또다른
위기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이른바 "다이옥신 위기"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는 벨기에다.
강력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에 노출된 사료로 키운 벨기에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이 말썽이 됐다.
파장은 그러나 특정 고기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들 고기의 가공식품과 계란 우유, 그리고 이들을 원료로 한 빵 초콜릿 등
거의 모든 먹거리가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판명났다.
유럽은 물론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각국이 긴급대책을 강구하는 등 비상사태
에 돌입했다.
이들 나라들은 벨기에산 관련 제품을 서둘러 수입 금지시키고 있으나 세계
최악의 식품 파동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다이옥신 위기를 지켜보면 우연찮게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폭발력과 전염성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의 발생지는 태국이었다.
그러나 그 피해 범위는 지역경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번 다이옥신 위기도 마찬가지다.
외환위기 못지않은 강한 전염성을 과시하면서 지구촌 전체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초동 대응책이 미흡했다는 점도 쏙 빼닮았다.
벨기에 정부는 사태 발생초기 관련 사실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당초 장 뤽 드하에네 벨기에 총리는 벨기에와 유럽의 식품들이 다이옥신에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보건장관 등 관련 각료들은 오염사실을 알면서도 거의 한달동안이나 쉬쉬
했던 것으로 밝혀져 지구촌 소비자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부랴 부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이미 불길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관련국들이 "아직 우리는 괜찮다.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발뺌하던 모습과 너무 닮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도 두 위기의 유사점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든, 다이옥신 위기든 자본과 제품이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들지 못하던 시절에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게 오늘날 지구촌 경제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위기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최선책은 재빠른 정보
공개를 통해 국제적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다이옥신위기에 이은 또다른 세계위기를 막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 김수찬 국제부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
위기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이른바 "다이옥신 위기"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는 벨기에다.
강력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에 노출된 사료로 키운 벨기에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이 말썽이 됐다.
파장은 그러나 특정 고기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들 고기의 가공식품과 계란 우유, 그리고 이들을 원료로 한 빵 초콜릿 등
거의 모든 먹거리가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판명났다.
유럽은 물론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각국이 긴급대책을 강구하는 등 비상사태
에 돌입했다.
이들 나라들은 벨기에산 관련 제품을 서둘러 수입 금지시키고 있으나 세계
최악의 식품 파동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다이옥신 위기를 지켜보면 우연찮게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폭발력과 전염성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의 발생지는 태국이었다.
그러나 그 피해 범위는 지역경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번 다이옥신 위기도 마찬가지다.
외환위기 못지않은 강한 전염성을 과시하면서 지구촌 전체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초동 대응책이 미흡했다는 점도 쏙 빼닮았다.
벨기에 정부는 사태 발생초기 관련 사실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당초 장 뤽 드하에네 벨기에 총리는 벨기에와 유럽의 식품들이 다이옥신에
광범위하게 오염돼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보건장관 등 관련 각료들은 오염사실을 알면서도 거의 한달동안이나 쉬쉬
했던 것으로 밝혀져 지구촌 소비자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부랴 부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이미 불길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관련국들이 "아직 우리는 괜찮다.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발뺌하던 모습과 너무 닮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도 두 위기의 유사점이라
할 수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든, 다이옥신 위기든 자본과 제품이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들지 못하던 시절에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게 오늘날 지구촌 경제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위기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최선책은 재빠른 정보
공개를 통해 국제적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다이옥신위기에 이은 또다른 세계위기를 막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 김수찬 국제부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