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도 착시현상이 있다"

원화가치는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대폭 절하(환율상승)된 것처럼 보이지만
교역상대국의 물가수준이나 경쟁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총경쟁력 환율
수준은 일본 엔화가치의 절하폭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이후 원화환율이 가파른 절상추세를 나타내면서 한국상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은 일본에 비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은 4일 총경쟁력환율을 기준으로 원화환율을 평가해본 결과
원화는 엔화의 경쟁력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대비 명목환율은 95년 이후 35% 절하돼 원화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환율은 28% 절하되는데 그쳤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한국상품과 경합도가 높은 일본 엔화와의 총경쟁력
환율을 비교해 보면 환율 착시현상은 두드러진다.

95년 이후 달러에 대한 원화의 명목환율 절하폭은 엔화보다 훨씬 크지만
총 경쟁력 환률 절하폭은 엔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심재웅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잠시 엔화 절하폭을
뛰어넘었던 원화의 총경쟁력환률은 지난해 이후 다시 엔화보다 절상되기
시작했다"며 원화환율 경쟁력에 대한 업계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라고 지적
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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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총경쟁력 환율 =교역상대국의 명목환율에 물가와 총교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한 환율지표를 실질실효환율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제3국 시장에서의 경쟁관계까지 감안한 것이 총경쟁력 환율이다.

총경쟁력 환율은 환율변화에 따른 실제 수출가격 경쟁력 수준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부터 이를 새로운
환율지표로 채택해 쓰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