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고급백화점인 서울 압구정동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왠만큼 콧대높은 브랜드라도 이곳에 매장을 두고 있어야 "명품" 대접을
받는다는 점포다.

갤러리아엔 현재 1백5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대부분 물 건너온
외국산이다.

그러나 외제품 일색의 명품관에서도 순수 토종브랜드 3개가 외롭게 선전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미스G콜렉션"과 "장미라사" 그리고 "광주요"이다.

미스G콜렉션은 30대 여성층을 겨냥한 의류브랜드로 명품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디자이너브랜드 특유의 작품성에 상업적 감각까지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가격대는 투피스 한벌에 80만~1백50만원으로 현재 월평균 1억3천~4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층의 33개 숙녀브랜드중 매출기준 4~5위를 차지하는 상위권 성적이다.

특히 최근 옷 뇌물 의혹사건으로 더 유명해진 고가의 외제브랜드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점포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눈길을 끈다.

3층의 장미라사는 제일모직에서 운영하던 맞춤양복 전문점으로 최근
분리독립했다.

지난 56년부터 기업체의 최고경영자, 정치인, 고위공무원 등 사회지도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양복을 만들어 왔다.

숙련된 기술자들이 직접 바느질과 재단을 하는 만큼 가격대는 비싼 편이다.

수입원단의 경우 1백70만원, 국산원단의 경우 94만~1백70만원이다.

매월 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3층의 16개 남성복 브랜드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 도자기의 명품으로 불리는 광주요는 4층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 전통문양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렸으며 90% 이상 수공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월매출은 5천만원선이다.

이들이 갤러리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98년초다.

IMF 체제로 환율이 폭등하며 일부 해외브랜드가 퇴출하자 빈 자리를 메우게
됐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모여 타깃고객층 마케팅능력 등을 따져보고
입점을 결정했으나 처음엔 불안했던게 사실"이라며 "예상외로 선전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토종 삼총사의 활약은 국산도 하기에 따라 "명품"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