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대동여지도(1861년)보다 1백년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전국지도가
발견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정양모)은 최근 소장 유물인 조선전도를 정밀조사한
결과 조선후기 실학자 정상기가 제작한 동국대전도임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지도는 1757년 영조의 명으로 옮겨 그려져 왕궁에 비치됐던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백리척(1백리를 9.4cm길이로 환산)을 사용해 축적을
표시했다.

특히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의 변경을 현대의 지도에 가깝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상기는 1740년(영조 16년)께 처음으로 동국대전도와 이를 분첩한 팔도
분도첩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도는 정상기 가문에 보존돼 오다 영조 33년 임금이 열람한 후 중요하게
여겨 홍문관과 비변사에 비치토록 했다.

이번에 공개된 지도는 지리 군사 정보가 매우 정교해 제작 당시의 행정과
국방 형세를 알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군현 산맥 하천 수륙교통로 관방 등의 표기 방식과 채색 방식이 독창적
이며 어느 지도보다 실체감이 뚜렷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동국대전도는 우리나라 근대 전국지도의 효시를 이뤘으며
후대에 김정호에 의해 제작된 청구도 대동여지도 등의 실질적 모체가 된점
등에서 높게 평가된다"고 밝혔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