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라이크라를 꿈꾸며"

효성이 스판덱스 화섬원사에 이름을 붙여 브랜드 마케팅을 펼친다.

오는 7월까지 사내공모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브랜드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효성은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은 이름을 짓고 나서 결정할 방침"이라면서
"주요 수요처나 일반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도록 광고 등의
인지도 제고활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판덱스 원사로 완성재를 만드는 업체와도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최종 제품 포장지에 효성의 스판덱스 원사를 사용했음을 명기토록 하기
위해서다.

스판덱스 원사는 스판옷을 만드는데 쓰이는 중간재.

최종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없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이번에 효성이 브랜드 마케팅을 펴기로 한 배경에는 듀폰이 자리잡고 있다.

스판덱스를 거론하면 고탄력 수영복이 떠오르면서 동시에 연상되는
"라이크라".

바로 듀폰이 만드는 스판덱스 원사다.

듀폰은 라이크라를 소재로 만든 옷으로 펼치는 패션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의류업체와 협력해 "라이크라로 만든 제품"이라는 내용을 제품 포장
등에 넣고 있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라이크라를 사용한 옷을 선택할 것이고 의류업체로선
라이크라를 더 쓰게 돼 자신들의 매출증가로 이어진다는 계산에서다.

인텔이 "인텔 인사이드" 부착 조건으로 컴퓨터업체를 지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근 듀폰이 나일론에 "탁텔"이라는 이름을 새로 붙인 것이나 고어사가
직물인 "고어텍스"를 홍보하는 것도 마찬가지.

효성 관계자는 "기능성 원사를 대상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수요처
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강점이 있는 스판덱스에도 확대 실시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효성은 그동안 화섬원사를 "토프론"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려 부르다가 지난해
기능성 원사에 "마이판"이란 이름을 붙여 첫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