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가 특수 고객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신용카드 "비자 시그네이처"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유층 고객을 독점하고 있는 아메리카 익스프레스의 "플래티넘카드"
아성을 넘보고 있다.

미 증권업계 1위인 메릴린치는 특수 고객에 한해 발행하는 신용카드
"비자 시그네이처"가 영업 개시 7개월만에 37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메릴린치 관계자는 "15년 전통의 아멕스의 플래티넘 고객이 50만명인 것에
비하면 대단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카드시장에선 연회비가 3백달러이고, 계좌에 최소
7천달러 이상의 예금액이 있어야 하는 아멕스의 플래티넘카드가 최고의
상품으로 인식돼왔다.

비자 마스터카드등도 "시그네이처 리워드" "월드카드" 등 특수층을 겨냥한
고급카드를 선보였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비즈니스클래스 비행티킷을 싼 가격에 예약해주고,
수퍼보울 티켓을 구해주는 플래티넘의 서비스에 상대가 안돼 고객확보가
미진했다.

카드업계는 ''비자 시그너처''가 성공을 거둔 데는 폭발 장세를 보인 주식
시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만달러 이상의 예탁금을 맡긴 이른바 ''큰 손''들을 회원으로 유치하면서
투자상담을 무료로 해준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또 회원들에게는 인터넷 주식거래 수수료도 대폭 깎아 줬으며 희망자에겐
낮은 수수료에 투자까지 대행해 줬다.

''쓰는 카드가 아닌 돈 버는 카드''라는 인식을 심은 것이다.

6백달러짜리 비행티켓을 5백달러에 구해 주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곁들였다.

신용카드 컨설팅업체인 어드벤테이지컨설팅의 크리스 세오해라이즈 사장은
"메릴린치 카드가 가용 자산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증권업계가 메릴 린치의 성공사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