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은 24일 "십자가를 진 심정"으로 정부개혁을 마무리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강도높은 공공부문개혁을 통해 4대부문 개혁을 뒷받침
하고 개혁작업이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에 4번째 장관직을 맡게된 감회는.

"공공부문 개혁이 국민의 피부에 와닫도록 마무리하라는 특명으로 받아들인
다.

지난 1년간 공공부문 개혁이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을 이끌고 뒷받침하도록
노력했지만 아직 국민의 피부로 체감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이번에 개혁과 예산이란 두개의 칼자루를 모두 쥐게 됐는데.

"예산은 통제수단이 아니다.

각 부처가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다.

신임 장관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

-강봉균 신임 재경부 장관과는 지난 1년간 IMF 위기를 같이 넘겼는데 서로
호흡은 잘 맞는가.

"물론 신임 장관과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엔 인식을 같이 해왔다.

그동안 문제가 있을 때마다 재경부장관과 금융감독위원장과 만나서 의견을
조율했다.

기획예산위원회 시절 중기재정 계획을 짤때도 경제수석실과 협조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최근 경제상황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은 많다.

앞으로도 장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기회를 자주 가질 것으로 본다"

-새내각이 젊은 진영으로 꾸며졌는데 협조엔 문제가 없겠는가.

"기획예산처 장관의 역할이 뭔지 분명히 알고 있다.

강 장관을 수석 경제부처의 장으로 모시고 도와 한국경제의 장.단기 문제
들을 해결하는데 애쓰겠다.

청와대 경제수석 당시 강 장관과는 전체적인 흐름에는 큰 견해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원만한 협조체제에 장애가 있을 것으론 보지 않는다.

능력이 많은 분이기 때문에 기대도 많이 된다"

-이번 개각으로 경제정책 방향이 일부 수정되지는 않겠는지.

"새로운 경제수장이 발령을 받았으니 조율을 해봐야 겠다.

정책방향이 선회하는 일은 없다고 본다"

-예산편성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찾아다니는 장관이 되겠다.

내달 3일 광주로 내려가 지역상공인들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지방 공직자
및 경제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볼 작정이
다"

-최근 공직사회에 동요가 심해 행정자치부와 함께 당근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IMF 이후 하급직 공무원들은 봉급삭감과 인력감축 등으로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들의 솔선수범과 고통분담으로 개혁에 동참하고 실업대책비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는 긍지를 스스로 버려선 안된다.

모든 공무원이 개혁의 주인이 되서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를 갖추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재경부와 인사교류를 추진할 계획은.

"기획원이나 재무부란 출신이 중요한게 아니다.

인물은 개혁성과 참신성 및 전문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끝으로 관료로서 장수비결은.

"지금 기획예산처 장관자리를 맡아 십자가를 진 기분이다.

지난 1년간 총대를 메고 교직과 교원사회를 흔들었다.

그 과정에서 욕도 많이 먹었다.

이런 사람은 자리를 바꿔주는게 국정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건의도 정부에
올렸다.

더 일을 하라고 하니 있는 동안엔 열심히 하겠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프로필 ]

재무부차관, 기획원차관, 동자부장관, 노동부장관, 기획예산위원장 등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재무관료.

업무추진력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풍부해 관료사회에선 "해결사"로 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무원중에서 저렇게 똑똑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두뇌회전이 빠른다.

지난해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기아그룹 회장에서 초대 기획예산위원장
자리로 옮겨와 철밥통을 깨는 "악역(?)"을 별무리없이 치뤄냈는 평가를
받는다.

부인 서인정(52.성신여대 음대학장)씨와 2남.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