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가 품목에 따라 엇갈리는 기상도를 그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섬은 불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의류는 국내 경기 회복으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화섬의 경우 지난 1.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가격마저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화섬협회 집계 결과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세테이트 등 화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 줄어든 33만5천5백29t이 팔리는 데 그쳤다.

수출은 6.8% 늘었지만 내수가 8만5천3백39t으로 21.2% 줄어든 탓이다.

가격도 지난해 절반 수준을 조금 웃도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화섬 대표품목인 폴리에스터 장섬유(75데니아 기준)의 경우 지난해초
파운드당 80센트였던 가격이 현재 50센트선에 머물고 있다.

화섬 경기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외환관리 차원에서 통관을 강화해 수출이 줄어든데다 외환위기 여파로
동남아 국가들의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섬 공급부족으로 내수가격이 높은 중국이 통관관리를
완화하지 않을 경우 불황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의류는 "날개옷"을 입은 형국이다.

비효율적인 브랜드와 점포를 대거 정리하는 등 외형불리기 보다 실속위주의
경영에 치중한 덕택이다.

지난해의 대규모 적자에서 탈출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제일모직 LG패션 등 선두업체들이 흑자를 냈다.

수출도 증가세다.

미국 일본 EU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호전과 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작용했다.

지난해 소화못한 쿼터물량을 실어내며 지난 1월 25.3%의 증가율을 기록한데
이어 2,3월에도 각각 3.3%,4.2%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1.4분기중 수출규모는 지난해 동기대비 10.5%가 늘어난 9억5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