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고정수는 우리다운 정서와 미감을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건강하면서도 사려깊고 순박한 여성상을 표현함으로써 절제와 여유, 관조와
소박함의 미학적 성취를 이루고 있다.

그는 한때 8등신의 늘신한 몸매를 가진 여체를 주로 조각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이후 6등신의 짤달막하고 풍만한 여체로 작품을 바꿨다.

그가 여체를 풍만하게 표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함이다.

그래야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편안한 여유를 가질수 있다는 것.

그의 이런 정신은 대작인 2인군상 "함께 가는 세상은 아름답다-5"에도 잘
나타나있다.

풍만한 여체의 두여인이 다정스럽게 서 있는 모습은 토속적인 자연미와 함께
투박한 맛을 내고 있다.

그는 "모델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유도할뿐 인위적 포즈는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연미를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재료도 외국산 대리석보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청석이나 상주석 등 화강암을
써 질박하고 정감이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흙을 재료로 하는 테라코타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포즈도 흙작업에 용이한 것만을 선택한다.

그의 조각전이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출품작은 28점.

(02)734-0458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