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네덜란드 필립스사로부터 1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다.

이는 국내 외자유치 사상 최대규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필립스사에 LG LCD의 지분 50%를 16억달러에
매각해 오는 8월 합작법인으로 출범시키기로 최종 합의했다.

양사는 18일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이를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는 합작이후 LG LCD를 공동 경영키로 했다.

LG와 필립스는 각각 3명의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해 나갈 방침이다.

필립스는 모니터분야에서 세계 선두업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첨단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CD 모니터에 대한 부품(TFT-LCD)의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당면과제
로 대두되면서 투자를 서두르게 됐다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LCD모니터는 컴퓨터모니터를 대체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필립스는 이에 따라 LG의 LCD 사업이 LG반도체로부터 분리되기 전부터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왔다.

필립스는 지금까지 TFT-LCD 투자처로 한국과 일본 등 두곳을 염두에 두고
검토작업을 해오다 마지막에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위해 지난 2월 코 본스트라 회장이 한국을 방문, 구본무 LG회장,
구자홍 LG전자 부회장을 만났으며 최근엔 유럽에 출장간 구 회장과 회담을
가졌다.

LG는 최근 대한생명 인수 등 그룹 구조조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함에
따라 LCD 사업의 지분 매각에 적극 나섰다.

LG는 지분매각 자금이 들어오면 LCD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실시해 세계
최대의 TFT-LCD 생산업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필립스는 전세계 60개국에 자회사를 갖고 있는 다국적 회사다.

전세계적으로 직원수만 26만5천명에 달하고 25개국에 2백60개의 생산기지와
1백50개국에 판매 및 서비스조직을 갖추고 있다.

생산제품은 조명 전자현미경 의료장비 통신장비 데이터처리장비 컴퓨터
컬러TV 진공청소기 전기면도기 등 수십종에 달한다.

한국에는 현지법인인 (주)필립스전자와 51%을 지분을 투자한 합작법인
송원자동차조명(할로겐램프제조)을 두고 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