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종합주가지수는 14일까지 4일동안 무려 76포인트
나 떨어졌다.
올해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상증자물량, 미.중관계 악화 등도
주가하락에 원인제공을 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역시 금리상승이다.
실세금리를 나타내는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지난달 20일(연 7.23%)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돌아서 14일 현재 연 8.52%에 올라섰다.
자금시장 일각에서는 한자릿수 금리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금리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최근 금리상승이 기업 자금수요에 의한 구조적인 것이 아니라 다분히
정책변수에서 비롯됐다는게 그 근거다.
어쨌든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관심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다.
주식시장은 금리상승을 과연 어느정도까지 인내해 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한자릿수를 유지하는 한 주식시장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 금리상승은 과연 악재인가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했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영수 중앙투신 펀드매니저는 "금리가 연 8%대에서 연 9%대로 오른다고
해서 주식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자릿수의 금리가 유지되는 한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
실제로 금리가 바닥을 찍은 지난달 20일 이후 일반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
인 고객예탁금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8조8백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지난 12일 현재 9조1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주식형.뮤추얼펀드등 주식 간접투자상품에도 이달들어 2조5천억원의
유입되는 등 증시로의 자금유입 속도는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김석규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최근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금리상승
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정확히는 단기급등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주된 원인
이었다"고 설명했다.
금리상승이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에 대한 빌미를 제공했을 뿐이란 얘기다.
그는 또 경제체질이 저성장구도로 바뀌고 있는 만큼 금리가 두자릿수로
뛰어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은 그러나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 증시가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주가를 밀어올리는 금융장세라는 점에서 그렇다.
<> 완만한 금리상승은 실적장세의 신호 =금리가 실물경기 회복을 반영해
앞으로 오름세를 지속한다 하더라도 주가에는 큰 악재가 아니라는 전망이다.
통상 금융장세가 서서히 마무리되고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초입단계에
금리가 오른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권욱 서울투신 주식운용팀장은 "금리상승세는 증시활황으로 실물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증시는 금융장세가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 과정으로 이해할수
있다"는 것.
금융장세에서 주가가 오르고 이는 실물경제의 회복으로 연결돼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되살나면서 금리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실적장세의 초기국면에서는 금리상승과 주가상승이 병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금리상승이 무조건 악재라고 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 주가전망 =700선을 지지선으로 당분간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장인환 현대투신 펀드매니저는 "금리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6월에
예상된 7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인한 수급부담 등이 현재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6월초내지 중순까지 700선을 지지선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물량이 소화되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주가는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금리상승을 제외하곤 증시주변 여건이
크게 변화된 게 없다"면서 "금리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지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때 주가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