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들고 있다.

장중 선물가격의 등락이 심해지며 현물 주가도 심하게 출렁거렸다.

이론가를 밑도는 선물가격 약세가 잠자는 프로그램매물을 일깨울 것이란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선물약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란 비관론도 싹트고
있다.

전저점을 확인해 보는 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더욱이 금리상승, 노동계불안등은 선물가격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선물약세가 이어지면 조정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나 장기적인
상승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선물 숨바꼭질 =12일엔 현물주가가 선물가격에 맥없이 끌려다니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물가격이 오르내리자 현물주가의 낙폭이 좁혀지거나 확대되곤 했다.

소폭의 오름세로 출발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전장 선물가격이 하락세로 접어
들자 이내 주저앉았다.

10시50분경에는 다시 선물이 소폭 상승세로 전환되자 하락폭이 좁혀졌다.

하지만 후장 들어서 선물이 1.40포인트 이상의 낙폭을 보이자 종합주가지수
는 20포인트이상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장마감무렵엔 선물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주가낙폭이 그나마 8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런 숨바꼭질이 되풀이 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투신권, 뮤추얼
펀드, 외국인의 손에 달려있다.

현물주가의 조정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들은 선물매도 헤지로 적극적인 수익률
관리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투신권은 전날 1천계약이상의 선물을 매도해 헤지에 나섰다.

이런 헤지성 매물은 선물가격 하락을 부추긴다.

선물가격 하락은 다시 프로그램매도, 현물주가 하락을 부를 수 있다.

<>프로그램매물 부담 =선물가격의 약세로 프로그램매도(선물매수 현물매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매수 잔고는 약 6천억원정도로 추정된다.

매수차익거래잔고가 프로그램매도로 연일 청산될 경우 현물주가를 억누르지
않을 수 없다.

이날 프로그램매도규모는 4백억원으로 전날의 1천6백억원 규모에 훨씬
못미쳤다.

프로그램매수도 3백40억원에 달했다.

특이한 점은 최근 상승장에서 하루 1천억원이상의 프로그램매물을 소화했던
저력이 지난 11일엔 발휘되지 않았다.

선물약세가 지속될수록 많지 않은 프로그램매물도 주가를 성가시게 괴롭힐
것이라는 얘기다.

프로그램 매수는 선물가격이 이론가보다 높을 때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형태 진행돼 현물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반대로 선물가격이 이론가
를 밑돌게 되면 사뒀던 현물을 팔고 팔아뒀던 선물을 되사게 돼 현물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주가전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의 오재열 과장은 "장중 수시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KOSPI 200지수)보다 낮거나 이론가와의 괴리율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저평가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과장은 "최근 상승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주가가
변곡점에 다달았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변곡점을 금융장세가 마무리되고 실적장세로 넘어가기 위한 신호탄
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정을 받을 경우 앞으로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개월정도의 기간조정을
거친후 실적장세로 진입할 것이란 설명이다.

장기적인 상승추세는 살아있다는 배경에서다.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