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저축률은 작년에 0.2%포인트 하락한데 이어 소비증가와 재정지출 확대로
인해 올해에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축률이 낮아지면 실물부문에 투자할 재원이 모자라게 된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저축률 추이와 시사점"이란 자료에서
98년중 총저축률이 33.2%를 기록, 전년(33.4%)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97년 기준 30.6%) 대만(24.7%)보다 높은 것이긴 하지만 매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지난 70년대 초반 18% 내외였던 한국의 총저축률은 88년 정점(39.3%)에
달한뒤 90년이후 8년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저축률은 또 지난 85년(29.8%)이후 13년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부문별로는 민간저축률이 97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25.1%를 나타냈다.

반면 정부저축률은 8.1%로 전년에 비해 2.5%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민간저축률 상승에 대해 "상위 20% 소득계층인 고소득층이 소비를
소득감소폭 이상으로 줄이며 저축을 13% 늘린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득이 줄어든 중하위층의 저축률은 크게 떨어졌다.

특히 하위 20% 소득계층은 저축률 감소폭이 4백26.8%에 달했다.

정부저축률은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감소와 실업급여 및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지출이 크게 증가한 탓에 하락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정부저축률은 지난 92년이후 매년 10%이상 증가해 왔으나 98년에 상승세가
꺾였다.

한은은 "소비가 올들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가계소득은 구조조정
영향으로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민간저축률이 올해 다시
하락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또 정부저축률도 실업자지원 등 정부의 재정지출 수요가 계속 늘어나 하락세
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총저축률도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은 "중산층 육성을 통한 사회안정기반 확충을 위해 중하위층을 중심
으로 저축증대를 유도할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저축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설비투자가 급감한 덕분에 투자재원
자립도는 1백58.3%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