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가운데에서도 갑상선암은 비교적 덜 주목을 받아온 암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의 10대 암 가운데 최근 5년간 꾸준하게 발병률이 늘고 있고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증상없이 모르고 지내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어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7년 한해 동안 신규 암환자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암환자중 갑상선암 환자는 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간 폐 대장을 제외하면 갑상선암은 여성에게 생기는 암중에서 자궁경부암
유방암에 이어 3위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4배 이상 발병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갑상선암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 =갑상선암이 유발되는 특별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초기 갑상선암은 치료만 잘되면 20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98%나 된다.

치료경과가 비교적 좋고 재발되더라도 후속조치를 취하면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은 뒷전으로 밀려 왔다.

그러나 최근 각 병원에서 갑상선암 조기발견을 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
임으로써 갑상선암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제일병원 유방암검진센터에서 최근 3년간 3천8백69명의 일반여성을
대상으로 검진한 결과 8명이 유방으로 판명된데 비해 갑상선암은 23명에
달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팀도 유방암검진을 위해 찾아온 1천4백1명중
37명에서 갑상선암을 발견했다.

<> 효율적인 갑상선암 검진방법은 =경제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시진 촉진으로 갑상선 결절이 있는지 살피고 의심되면 초음파검사를 시행
한다.

갑상선결절은 갑상선이 혹처럼 커지고 붓고 단단해진 것으로 대부분은
양성이다.

초음파검사는 갑상선 결절의 숫자와 딱딱한 고형인지 물렁한 낭종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주지만 양성과 악성을 구별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초음파검사로 악성이 의심되면 가느란 침으로 세포를 떼내 악성인지 검사해
본다.

악성인데도 음성으로 판정되는 확률이 20%가 넘으므로 의심될 경우 갑상선
조직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은 93%의 예민도로 갑상선암의 존재여부를 정확
하게 진단하지만 검사비용이 비싼게 결점이다.

그 다음에 방사성 요오드가 흡수되는 정도를 측정, 갑상선암의 종류를
세분한 후 이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 갑상선암의 종류와 치료방식의 결정 =조직학적인 세포분화 정도에 따라
4가지로 나뉜다.

유두상암과 여포상암은 분화가 잘돼 암세포가 확연히 관찰된다.

암세포 성장이 느리며 방사성 요오드를 잘 흡수한다.

이들 암은 치료가 잘된다.

이와 반대인 수질암 이형성암 등 미분화암은 치료가 매우 어렵다.

유두암과 여포암은 수술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수술만 해도 된다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충분하다 <>수술후 재발
및 전이방지를 위해 방사선치료가 필요하다 등등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쟁이 있다.

우선 크기가 작고 갑상선안에만 국한돼 있는 유두상암은 수술만으로 충분
하다.

더욱이 유두상암은 세포검사만으로 충분히 판명할 수 있어 수술이 쉽다.

반면 여포상암은 수술후 며칠이 지나 정밀조직검사를 해야만 암인지 알수
있어 재수술이 필요하거나 차후에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갑상선암은 조기발견하면 크기가 직경 1cm 안팎이므로 피부를 찢어 떼어내도
무방하다.

과거에는 8~10cm 가량의 흉터가 남고 4~5일 입원해야 했으나 최근에는
4~5cm 정도의 흉터만 남고 당일날 바로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유두상암과 여포상암은 방사성 요오드를 잘 흡수하므로 방사선치료만
고집하는 의사도 있다.

방사선치료만 잘 받아도 완치율이 80~90%에 달한다는 통계에 근거한 것이다.

방사선치료로는 외부에서 환부로 방사선을 쪼이는 방법과 방사성요오드를
포함하는 물을 먹어 선택적으로 암만 죽게 하는 방법이 있다.

보다 악성인 수질암은 갈색세포종을 먼저 제거해 주고 목부위의 임파선에
전이가 잘되므로 갑상선과 인접 임파선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이형성암은 대부분 진단됐을 당시에 이미 임파선이나 목부위의 연부조직,
심하면 폐나 뼈로 침투한 상태여서 치료가 극히 어렵다.

그래도 갑상선과 경부 임파선에 국한된 경우는 적극적 수술로 효과를 볼수
있다.

이밖에 암세포성장 억제호르몬을 복용하거나 항암제를 주사 또는 복용하게
된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도움말 주신분 : 박병준 성균관대 삼성제일병원 일반외과 교수,
박정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 교수,
안일민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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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암 종류별 생존율 ]

<> 유두상암

- 비율 : 80%
- 10년 생존율 : 90~95%

<> 여포상암

- 비율 : 15%
- 10년 생존율 : 85~90%

<> 수질암

- 비율 : 5%
- 10년 생존율 : 20~60%

<> 이형성암

- 비율 : 5%
- 10년 생존율 : 평균 생존기간 6개월/2년내 사망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