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Y2K버그(컴퓨터의 2000년 인식오류)에 대한 우려로 컴퓨터
및 관련 장비구입을 크게 줄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내셔널데이터는 1천1백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컴퓨터구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약 40%가 Y2K버그를 우려해 컴퓨터 및 관련 장비에 대한
신규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메릴린치 시어스리바이스 푸르덴셜보험 등은 올 연말까지 아예
컴퓨터를 사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도 기업들의 컴퓨터 관련 신규투자가
오는 4.4분기에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문에 내년에 미국 경제성장률이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0.7%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스탠더드&푸어스의 데이비드 위스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컴퓨터 및 관련 장비 구입을 2000년 이후로 미루고 있는
것은 Y2K버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않은 상황에서 투자하는 것은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또 최근 Y2K문제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급증하면서 컴퓨터장비업체들의
A/S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꺼리는 주요
요인이다.

이와관련,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5월10일자)에서 기업들의
컴퓨터구입 감축현상은 올 하반기에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커 드릴링사의 Y2K전문가인 찰스 체리는 "Y2K문제는 양파와 같아서 껍질을
벗길수록 더욱 눈물이 나온다"며 "올하반기중 컴퓨터를 신규로 구매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