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시장개입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주식 외환시장에 어느정도까지 개입하는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이다.

최근 주가 급등락을 부른 정부 당국자의 발언이 이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주식시장에선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부가 금리 등에 개입할수록 시장의 왜곡현상만 일어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심지어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버리지 못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정부당국은 금융부문 호황의 부작용을 제거해 실물경제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조절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저금리 기조를 수정할 필요가 있는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경기회복에 밑거름이 됐던 저금리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다.

경제회복을 위해 금리를 끌어내렸던 정책을 서서히 바꾸자는 것이다.

저금리 수정론은 실물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데다 증시도 과열
상태에 들어서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금리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내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

소비심리가 급속히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물가관리차원에서 금리인상을
검토하자는 지적이다.

금리인상론자는 금리를 끌어올리면 주식시장으로 모인 돈이 분산돼 증시
과열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지금과 같은 원화
가치의 지나친 상승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주식시장은 과열상태인가.

또 경기는 과열단계에 접어들었는가.

경제계에서는 경기회복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저금리 정책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이 많다.

재경부도 현 상황에서 금리정책을 바꾸는 것은 막 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저금리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한국은행은 6일 금융통화위원회 월례회의를 열고 금리정책을
재검토키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바닥권에 왔다는 인식이 있어 금리정책 방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한은이 최근 경제회복 분위기를 억누르는 식으로 무리하게
정책을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정책으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통위원은 "시중금리가 통화당국이 의도한 만큼 충분히 내려갔지만
아직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는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를 급격히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3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은 18.4%로 4년여만의 최고 수준이긴 하지만 지난해
불황에 대한 기술적 반등의 요소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하면서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용해 기업의
생산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도 "죽어가던 경제가 겨우 살아나고 있는데 불과
하며 물가도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금리인상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의 시장개입은 외환시장에서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재경부는 최근 달러공급우위로 원화가치 상승이 우려할만한 수준에 도달
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달 30일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2.4분기에 46억달러의 외환
수요처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원화가치의 상승을 우회적으로 저지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두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수출경쟁력 약화와 원화가치상승에 따른 인플레 심리다.

외환자산을 운영하는 정부입장에서 공급과 수요를 맞추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정부의 외환수급조절대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자율적인 시장의 힘에 맡겨야지 당국이 환율변동에 너무 민감히 반응하면
부작용을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정민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
에서 외자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환율을 지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금융기관이 외채상환을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일 경우 이에
따른 환리스크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환율지지노력은 투기적 자본을 불러들여
수출진작효과보다 시장 불안정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