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실세금리가 슬금슬금 상승하면서 주가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월25일부터 시작된 상승장세를 뒷받침한 것이 금리하락과 풍부한
시중유동성이었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금리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역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약세를 보이곤 했다.

"쌍끌이 장세"의 한 축이었던 외국인들도 금리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향후 주식시장의 나침반은 당분간 금리동향인 셈이다.

<> 금리동향 =이번주 들어 시중실세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30일 7.74%로 전날보다 0.22%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지난달 23일(7.33%)보다 무려 0.41%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국고채수익률도 이날 6.66%를 기록, 같은기간 6.08%에서 0.58%포인트나
폭등했다.

정부의 정책의지와 시장의 수급상황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송길헌 대한투자신탁 채권운용부장은 "금리하락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의 인식으로 더이상의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가 약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예상외로 빨리 호전되고 있어 자금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 투자신탁등 기관들이 채권매입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금리상승요인"
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전망 =채권전문가들은 회사채수익률이 당분간 7.5~8.0%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풍부한 시중유동성으로 인해 콜금리가 5%밑에서 머물 것이고 장단기금리차
(스프레드)가 2.5~3.0%포인트에서 유지될 것이란 분석에서다(송길헌 부장).

통화당국도 급격한 금리상승을 원하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만으로 금리정책을 결정할 수 없으며 국내경제가 체질개선을
하기 위해선 금리가 더 떨어져야 한다"(곽상경 금융통화위원회위원)는 견해가
이를 뒷받침한다.

스티브 마빈 자딘플레밍증권 이사도 "연평균 8.0%로 정한 당초 전망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리전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승조 쌍용증권 채권부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현상황에서는 회사채수익률이
크게 오르지 않고 연말까지 8.0~8.5%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경기회복
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본격화될 경우엔 전망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금리와 주가관계 =금리가 오를 경우 주가는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전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회사채수익률이 0.5%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종합주가지수는 1백포인트가량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자딘플레밍증권 관계자도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사들인 이유중 하나가
저금리였던 만큼 금리상승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한자릿수만 유지되면 중장기적으로 그다지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구조조정에 따라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것이 확인
되면 금리의 소폭 상승은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환 마이다스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도 "단기조정 이후 주식시장은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실적장세에서는 금리의 등락 자체보다 기업의
이익이 더 크게 작용하는 데 한자릿수 저금리에서는 주가상승과 금리상승이
함께 가는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