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을 국제적인 투자은행으로 키우겠습니다. 외국은행이나 시중은행
과도 당당히 경쟁하는 종합금융기관으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지난 21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는 이같은 장기구상을
밝혔다.

이 총재는 "공개입찰방식으로 기아자동차를 투명하게 처리한 것과 이번에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에 고무된 듯했다.

"해외투자가들은 한국의 구조개혁에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억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것은 이를 반증하는 쾌거입니다"

이 총재는 산업은행의 미래상을 국제투자은행으로 잡고 있다.

그는 "국책은행이라고해서 기업설비금융업무만 하던 시기는 지났다"며
"이제는 국제투자부문을 키워 자금조달과 운용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외국은행이 들어올 것에 대비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
금융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경쟁력을 갖춰 나갈 방침이다.

"연안에 머물러있던 산업은행이란 배가 금융구조조정폭풍을 만나 난파당할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혹독한 시련을 거치면서 이젠 대양을
목표로 출항할 수 있는 준비가 됐습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