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화가치 방어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지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수출입은행 등 국내 은행과 일부
외국계은행을 통해 달러화를 사들였다.

또 한국은행은 신한은행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자금 4억달러중 일부를
직접 매입했다.

외환당국은 달러당 1천2백20원대 안팎에서 원화가치를 방어하겠다는 의도
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전일 종가
(1천2백15원50전)보다 오르자 외환당국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을 통해
오전중에만 약 1억달러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앞서 14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약 4억달러어치를 매입, 원화가치
상승을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화가치는 달러화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환딜러들은 "주식 순매수 자금이 이달 들어서만 3억6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시장에 풀린 외환은행 증자대금 2억1천만달러도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또 역외 NDF(차액결제선물환)시장의 원.달러 선물환율이 급등하고 것도
원화가치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1개월물 NDF 환율은 이날 현물환율을 일시적으로 밑돌기도 했다.

황희정 도이치은행 지배인은 "NDF 환율이 현물환율 아래로 내려가는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원화절상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재 경제의 기본여건(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원화가치가 절상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원화가치가 급변할 경우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사들이기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화가치는 달러당 1천2백15원에 첫 시세를 형성한 뒤 1천2백22원
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1천2백18원50전에 마감됐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