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복 전 조흥은행장이 다시 조흥은행장으로 금융계에 돌아온다.

한 사람이 같은 은행의 은행장을 두번째 하는건 이례적인 일이다.

비상임이사 6명으로 구성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안충영 중앙대
교수)는 혁신주도능력, 비즈니스마인드, 조직장악력, 국제감각 등 4가지를
기준으로 행장후보를 물색해 왔다.

헤드헌터사를 통해 35명의 후보를 추린뒤 서류심사를 거쳐 7명으로 최종
후보를 압축했다.

7명에 대해선 1인당 3시간 안팎씩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위 전행장, 이강륭 조흥은행장대행, 오호근 기업구조조정위원장 등
3명으로 최종 후보가 좁혀졌다고 한다.

행추위원들은 이들 3명중 모든 기준에서 균형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위
전행장을 만장일치로 행장후보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위 전행장이 합병후 통합과정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수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행추위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등 외부입김은 거의 없었다고 한 행추위원은
전했다.

행추위의 이같은 설명에 대해 조흥은행노조는 "금융당국이 은행장 인사
불개입약속을 이행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위 전행장을 행장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 전행장의 행장후보선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없는건 아니다.

위 전행장은 행장이 된지 3개월만인 지난해 11월27일 경영개선이행계획을
이행치 못해 금융당국의 명령으로 중도퇴임했다.

일단 은행경영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사람이 다시 복귀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게 금융계 일각의 시각이다.

특히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건부승인은행의 행장에 내부인사가 되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분위도 존재한다.

어쨌든 위 전행장의 행장후보추천에 대해선 금융감독당국도 양해한 것으로
알려져 위 전행장은 두번씩 조흥은행장을 지내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위 행장후보는 "아직 행장으로 선임된게 아니어서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중인 합병작업 등을 조속히 마무리해 조흥은행의 경영을 정상화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본점의 대전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영정상화 계획에 포함됐기
때문에 이행해야 한다"면서도 "경영정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재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 행장후보는 지난 64년 조흥은행에 입행, 싱가포르사무소장 영업3부장
샌프란시스코지점장 심사부장 등을 지냈다.

부인 하순자(56) 여사와 1남.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며 만능 스포츠맨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