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이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엠바고)를 해제함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리비아 진출과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 대수로공사 2단계
사업을 진행중인 동아건설은 12억달러 규모의 3단계 1차사업 본계약도 조만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엠바고 해제로 리비아의 재정여건이 개선될 전망이어서 동아건설과
현대, 대우 등은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건설 미수금 5억달러도 조기에
상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서방업체들의 리비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건설업체들
과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리비아의 원유 수출 확대로 외환사정이 나아짐으로써 현재 연간 2억달러
정도인 대리비아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는 수출이 유망한 분야로 자동차및 부품, 직물및 의류, 전기전자,
통신장비, 의료장비, 플랜트, 농어업및 기계류 등을 들었다.

품목별로는 전자의 경우 에어컨 냉동.냉장고 진공청소기등의 수요가 많으며
기계류는 리비아 정부의 제조업 육성책으로 플랜트 수출이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는 타이어 배터리 등 부품 합작생산을 통해 수요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KOTRA는 밝혔다.

정기항공편이 없는 항공사들도 리비아에 신규노선을 개설하는 방안과
트리폴리와 카이로, 두바이 등을 연계하는 중동노선 개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운업체들도 과거 중동건설때와 유사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6일 오후 선주협회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중동지역 해운
개척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정유업체들도 하루 146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리비아에 대한 제제조치가
해제되면 원유수입 다변화 차원에서 리비아로부터 원유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국의 대리비아 교역은 지난해 수출이 1억9천2백만달러, 수입이 2백만달러
로 1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승용차, 타이어 및 튜브, 에어컨, 섬유직물, 컬러TV 등을 수출하는 대신
프로필렌과 기타 섬유제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송유황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장은 "리비아 정부가 까다로운 외환정책을
바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어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은 5일 리비아가 팬암기 폭파사건(일명 로커비 사건)의 범인
2명을 인도함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민간 항공기 취항금지, 무기및 석유시설
판매금지, 해외자산 동결 등의 경제재제 조치 효력을 정지시켰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