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가 "코소보 쇼크"에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로화와 주가, 국채가격이 트리플 약세를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달러화와 미국 국채가격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화 가치는 26일 런던시장에서 유로당 1.0737달러로 전날보다 1.2%나
급락했다.

장중에는 한때 1.0715달러까지 밀려 출범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달러화는 유로화뿐 아니라 엔화에 대해서도 1백20.26엔까지 치솟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도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가 1.32%, 파리의 CAC40지수가 0.51%씩
떨어지는 등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의 국채가격도 마찬가지였다.

금융시장에서 이처럼 유럽 금융자산이 트리플 약세를 보인 데에는 러시아
정부의 모스크바 주재 나토대표 추방 조치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이같은 초강경 자세로 코소보 사태가 확산 또는 장기화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의 협상촉구 발언이 나토의 분열
가능성으로 비쳐진 것도 악재가 됐다.

이에대해 시장관계자들은 "유럽정세의 불안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피항지
(Safe Haven)"로써 달러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달러 쪽으로 자금이 탈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뱅크아메리카의 통화분석가인 제레미 호킨스는 "유럽의 펀드매니저들이
드디어 코소보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HSBC의 이언 모리스는 "나토가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인접지역으로의
코소보 난민 유입이 본격화되면 유로는 즉각 1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유럽의 기업들은 유로화 약세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의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아쉬운 상황인데 유로화가
지나치게 절하될 경우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밖에 산유국들의 감산시기(4월1일)이 다가오면서 유가가 오르는 등
실물시장의 불안이 겹치고 있는 점도 시장에선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