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을 아끼는 선배들과 같이 음악을 하게 돼 영광입니다. 사람냄새가
느껴지는 따스한 화음을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첼리스트 송영훈이 금호현악사중주단의 새식구가 됐다.

개인연주일정이 겹쳐 어쩔수 없이 떠난 양성원(첼로)의 공백을 메웠다.

금호현악사중주단의 식구가 바뀌기는 94년이후 처음이다.

송영훈의 올해 나이는 25세.

리더인 김의명(54.바이올린)과 이순익(43.바이올린), 정찬우(49.비올라)등
40~50대의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금호현악사중주단의 명성을 유지시켰던 "찰떡화음"을 깨뜨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김의명은 무슨 당치않은 말이냐며 펄쩍 뛴다.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음악성과 연주실력이 뛰어나면 그만이지요.
실내악에 대한 열의도 그 누구에 못지 않고요. 젊지만 되바라지지 않고
겸손하기까지 해 모두가 대만족하고 있어요"

송영훈은 지난 2월 유럽과 인도 7개 도시 순회연주회 때부터 금호현악
사중주단에 합류했다.

1749년산 첼로 카를로 안토니오 테스토레의 음은 튼실했으며 선배들과의
호흡도 척척 맞았다는 평을 얻었다.

기본기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얘기다.

그는 5살때 처음 첼로활을 잡았다.

현민자 장형원을 사사하고 14살때 줄리어드음악원에 들어갔다.

영국 북부왕립음악원(94년~96년)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지난해 핀랜드로
건너가 헬싱키에서 거주중이다.

요요마의 스승인 채닝 로빈스와 랄프 크리슈밥을 거쳐 지금은 알토 노라스
에게서 배우고 있다.

연주기법보다는 "음악과 사람"에 대한 공부에 더 많은 힘을 쏟아왔다.

금호현악사중주단원으로서의 그의 국내 데뷔무대가 3차례 준비되어 있다.

26일 오후 7시30분 대구 대덕문화전당, 29일 구리시청 대강당,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58-1204)에서 신고식을 한다.

연주곡은 볼프 "이탈리안 세레나데", 슈니트케 "현악사중주 2번", 베토벤
"현악사중주 8번"등 3곡이다.

"큰 감동을 전한다는 생각보다는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안식과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연주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