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담배인삼공사(사장 김재홍)가 휴가수당 퇴직수당 등을 멋대로 편성해
직원들에게 불법 과다지급하는가 하면 무상 또는 극히 낮은 금리로 임직원
에게 대출을 해주는 등 사실상 ''마구잡이''식 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생산성이 떨어졌는데도 오히려 임금은 올리는 등 정부 차원의 IMF
극복 노력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경영과 조직 전반에 걸친
대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담배인삼공사와 국회자료 등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93년부터 97년까지
정원을 실제 근무인원보다 4백40명이나 많은 8천5백20명으로 편성해 여기서
발생한 91억여원의 초과예산을 직원끼리 수당으로 나눠 가졌다.

게다가 대학생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학자금 3백42억원을 무상으로 지급했고
주택자금도 연 4%의 저리로 1백90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졸업후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하는 공무원자녀 학자금 지원이나
주택자금중 가장 싼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연7.5~9.5%와 비교할 경우 엄청난
특혜다.

담배인삼공사의 이같은 방만한 경영은 지난해 국민회의 정세균의원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밝혀져 크게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특히 담배인삼공사는 유급휴가 일수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법정일수보다
늘리는 방식으로 지난 97년에만 71억원을 초과 지급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퇴직금도 지급기준 급여범위를 확대하거나 근속기간을 불합리하게 늘리는
방식으로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보다 20.9%를 더 많이 지급해왔다.

또 명예퇴직금은 기본급 이외에 상여금 연월차수당 등을 포함하거나
지급월수를 정부지침보다 많이 가산해 97년부터 98년 4월까지의 명퇴자
9백96명에게 31억원을 더 지급했다.

이와 함께 담배인삼공사는 생산성과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임금은 올리는
상식밖의 경영을 했다.

최근 5년간 1인당 담배제조량은 47만8천갑에서 55만4천갑으로 15.7% 증가에
머물렀다.

홍삼제조량도 23.8kg으로 33.6%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62.8%나 인상했다. 일반 직원의 경우 매년
두자리 수 인상으로 총 50%가 올랐다.

더욱이 임원은 일반직원보다도 훨씬 높은 65%를 올려 경영진들이 오히려
임금을 더 많이 가져갔다.

이밖에 기밀비 등 섭외성 경비로 지난 93년 이후 30억원이나 지출하면서
영수증 처리는 단 한건도 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대전 YMCA 사무총장 문병하씨는 "담배인삼공사가 담배값 인상시 얄팍한 수
등을 써 그렇지 않아도 비난을 받고 있는데 상식 이하의 경영까지 하고 있어
국민을 두번 우롱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담배인삼공사의 방만한 경영행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오는 4월6일부터 15일간 전면 특별감사에 들어가기로했다.

<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