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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환 한은총재의 '독서에세이'] '움켜잡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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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금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통해 효율적인 시장구조와 운용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 제도에도 여러 유형이 있기 때문에 우리 수용력에 맞는
    구조와 운용체제 선택이 필요하다.

    경제운용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따라 효율과 자유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
    이다.

    정부는 그 경제적 역할 정도와 내용을 명백하게 설정.제시해야 국민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움켜잡는 손:정부의 병리와 그 치유(The Grabbing Hand:Government
    Pathologies and Their Cures)"(하버드대 출간,1998)의 저자 쉴라이퍼
    (A.Shleifer:하버드대 교수)와 비쉬니(R.W.Vishny:시카고대 교수)는 정부
    역할과 내용에 대한 역사적 검증을 통해 그 이론 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정부역할의 모형을 크게 세가지로 나누었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모형이 그 하나이다.

    정부는 국방.외교.치안 등 경제외적 역할만 담당하고 경제는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A.스미스 사상에 기초한다.

    최소 정부와 자유방임 경제정책을 지향하는 고전적 자유주의 정부가 그
    예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은 고전적 자유주의의 시장실패를 거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정부의 경제개입을 지향하는 새 사조가 대두했다.

    둘째,정부의 시장개입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도움을 주는 손"(Helping
    Hand) 모형이다.

    이 모형은 정부의 자원배분 개입이 효율을 보장하거나 최소한 시장실패
    보완이 가능하다고 인식한다.

    정부의 중요 산업 소유, 가격결정 개입, 금융산업 소유.통제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세계적 경쟁시대에 접어들고 정보.통신.지식산업의 혁명이 지속되는
    현대에는 정부주도의 경제운용이 오히려 비효율과 정부실패를 야기한다.

    새 대안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대안으로 세번째 모형인 "움켜잡는 손"(The Grabbing Hand) 모형을
    제시한 것이다.

    이 모형은 정부의 시장구조및 가격결정 개입을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 모형과 같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 모형과 "도움을 주는 손" 모형이 중요한 정책과정
    에 대하여 불완전하거나 부적절한 정책을 제시하는데 그치는 반면 이 모형은
    적절한 제도 틀과 전략을 제시하는 점이 다르다.

    이 모형은 가격기구의 효율적 작동을 보장할 소유제도, 규정, 법령체제 등
    제도와 질서 틀을 제시한다.

    "움켜잡는 손" 모형에서 정부는 제도와 운용질서 개혁을 선도하되 시장구조
    나 가격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정부는 정치인과 관료의 부정부패 척결 전략, 경제적 효율과 정치행위의
    합목적 시행 전략, 자본시장의 유효 전략 등의 개발을 통하여 시장기구의
    원활한 작동을 보장한다.

    쉴라이퍼와 비쉬니는 "움켜잡는 손" 모형을 정립하기 위해 성장을 위한
    함축, 재능의 배분(제3장) 외에 9개의 논문을 모았다.

    논문은 에세이 수준을 벗어나지만 결코 고담준론을 편 난문은 아니다.

    그 이론 틀이 아직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보편성과 정밀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평가할 만한 점은 새 발상의 유효성이며 발전 전망이다.

    그래도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정책입안자와 학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할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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