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연의 김용호(44) 사장은 산업재해 예방에 일생을 건 "안전제일주의"
사업가다.

지난 정권 당시 빈발한 후진국형 대형 참사를 지켜보면서 이같은 뜻을
세웠다고 한다.

화재 가스폭발 건물붕괴 등을 막겠다며 안전사업에 나선지 1년만에 김 사장
은 이 분야의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그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하고도 치밀한 스타일의 소유자다.

창업준비 과정도 그랬다.

화재 예방이란 사업부문을 정하고 창업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이 기간동안 시장조사는 물론 샘플공사를 통해 사업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다.

회사를 차린 때는 98년 3월.

창업 아이템은 원격열(화재)감지시스템.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화재 예상지역을 감지해 즉각 조치할수 있도록 한
특이한 제품이다.

일단 화재가 발생해야 신호를 보내는 기존 감지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김 사장의 건설공사 노하우와 창업동료인 이교항 본부장(이사)의 전문기술이
합쳐져 이런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김 사장은 대기업에서 건설업무를 10여년간 했었고
이 본부장은 미국 GE사의 발전시스템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창업전 LG정유에서 시험가동해 성능검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초기판로
개척에는 애로가 많았다.

그전에 없던 것이어서 처음에는 수요처에서 제품을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이상한 물건을 갖고 왔다며 회사정문에서 박대받기도 했다.

"제품 설명을 차근히 듣는 동안 태도가 서서히 바뀌더군요. 나중에는 거꾸로
수요처에서 설명을 더 자세히 해주고 시연까지 해달라며 매달리더군요"

직접 영업일선을 뛰는 김 사장의 말이다.

지난 한해동안 한국통신 현대중공업 LG정유 삼성정밀화학 고려제강 등에
화재감시시스템을 설치해 창업 첫해부터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제품이 없는 가운데 이 시스템의 효능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올들어
수요는 크게 늘고있다.

포항제철 서울지하철본부 도시철도공사 신공항관리공단 대우중공업
현대중공업 한전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등 14개 기업.기관들에 이미 공급
키로 한 상태다.

필리핀 중국 베트남 인도에도 정유공장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직원 11명으로 수출 1백만달러 포함 9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

국가적 자산을 보존하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이 회사의 실적이다.

이 시스템을 설치한 모 기업에서 얼마전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주요 시설 주위의 온도가 6개월여에 걸쳐 55도에서 80도까지 서서히
높아졌고 이후 빠른 속도로 1백20도까지 치달았다.

열감지시스템의 센서케이블이 "위험" 경고를 컴퓨터에 전달한 순간 조치를
취해 대형 화재사고를 막을수 있었다.

"수주했을 때보다 사고를 막은 그 순간 더 큰 보람을 느꼈지요"

김 사장은 이때 아이템을 잘 골랐음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의 안전시리즈 2탄은 가스누출 상황을 육안으로 확인해 사고를 사전
예방할수 있는 가스누출영상감지시스템.

오는 6월께 첫 선을 보인다.

3탄은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징후를 포착할수 있는 감지기다.

미개척 분야에서 벤처의 황금꽃을 피우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이다.

(02)584-0025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