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19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오부치 총리는 김종필 총리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공항환영식이 끝난뒤
곧바로 동작동 국립묘지로 가 헌화, 분향했다.

이어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 여장을 푼 오부치 총리는 재한 일본교민과
와세다 대학 동문들을 접견한데 이어 마로니에룸에서 한국 보이스카우트연맹
이 수여하는 무궁화 금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저녁 김종필 총리가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주최한 오부치 총리는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김 총리가 즐겨쓰는 "줄탁동기(새가 알을
깨고 나올때 안팎에서 동시에 쪼아야 된다는 뜻)"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김 총리는 미리 만찬장인 신라호텔 영빈관 토파즈룸 현관앞에 부인 박영옥
여사와 함께 마중 나와 있다가 오부치 총리 내외가 승용차로 행사장에 도착
하자 반갑게 맞았다.

이어 양국 총리는 만찬장 옆방에서 10여분간 환담을 나눈뒤 행사장에 입장
했고 참석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

김 총리는 만찬사에서 "각하 내외분께서 바쁘신 일정 가운데 우리나라를
찾아주신 것을 모든 한국민과 더불어 충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총리는 "일찍이 각하께서 "시대가 누구를 필요로 하느냐는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지 사람의 지혜로는 미칠수 없는 것"이라고 하신 말씀에 공감
하는 바가 있었다"며 오부치 총리의 정치어록을 인용하기도 했다.

오부치 총리는 답사에서 지난해 11월 방일했던 김 총리가 심수관 선생
자택에서 "줄탁동기"라는 휘호를 쓴 일화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한일 관계의
태동은 마치 "줄탁동기"와 같다"고 인사했다.

<>.만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가수 하춘화씨의 공연이 진행되면서 고조
됐다.

특히 하씨가 "만남"을 부를때는 양국총리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박자를 맞추었다.

오부치총리는 가수 하씨가 일본노래 "미나토 마치 쥬산 반지"(항도13번지)를
부르면서 마이크를 갖다대자 마지막 한소절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