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퍼스널컴퓨터(PC)업계가 가격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엔 1천달러짜리 PC가 나와 시장을 주도했으나 올들어서는 5백달러
미만의 PC가 쏟아지고 있다.

PC업체들은 이제 살아남기 위해 출형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닛케이 비즈니스는 최근호(3월15일자)에서 "저가
PC시대의 생존법칙 5계"를 제시했다.

새로운 경영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직판시장을 뚫어라 =최근 PC의 주요부품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매주 0.5%씩 하락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완제품을 쌓아두는 것은 손해다.

완제품의 회전률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델 컴퓨터는 작년 한해동안 재고를 무려 61번이나 회전시켰다.

다른 PC업체보다는 4배나 빨랐다.

비결은 간단하다.

판매 대리점을 두지 않고 기업시장을 집중공략했기 때문이다.

통신 판매도 주효했다.

광고비가 안들어 다른 제품보다 가격도 9%정도 싸게 공급할 수 있었다.


<>특화된 제품으로 승부하라 =샤프와 소니, 애플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샤프와 소니는 주로 주부와 초보자를 타킷으로 기능이 단순한 PC를 만들고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PC로 오디오 비디오 인터넷 등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애플이 작년 8월 내놓은 "iMAC"도 칼라풀한 외양에 심플한 디자인, 간편조작
기능 등으로 히트했다.


<>서비스 시장을 주목하라 =도시바는 작년10월 PC사업부에서 PC서비스
지원사업추진실을 별도로 분리했다.

유료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사업부서다.

이 부서는 고객들에게 중앙처리장치(CPU)와 하드디스크를 최신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해 주거나 컴퓨터 관련정보를 유료로 제공해 준다.

도시바는 앞으로 기업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경우 연 3-4만건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통합(SI)사업에 나서라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컴퓨터 환경을 구축해주는 사업이다.

컴팩이나 후지쓰 등이 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SI사업을 하다보면 PC는 시스템의 일부로 팔린다.

안정적 판로를 닦을 수 있다.

세계1위의 PC제조업체인 컴팩이 작년 대형 컴퓨터업체인 디지털이퀴프먼트와
텐덤을 인수한 후 SI사업에 진출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망을 통합하라 =손바닥 PC에서부터 노트북, 액정 데스크탑PC,
대형 서버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경우도 유통망을 잘 갖추면
성공할 수 있다.

NEC는 작년 여름 온라인 수.발주시스템을 구축, 판매대리점에서부터 본사
제조부서에 이르는 모든 지점의 PC재고량을 즉각 파악할 수 있게 했다.

PC판매 상황을 주시하며 잘 팔리는 모델은 추가 생산하고 인기없는 모델은
즉시 생산을 중단시켰다.

주문생산으로 완성품 재고량도 크게 줄였다.

NEC는 유통망 개선으로 올해 2백50억엔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