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산업기술부로 먼저 통합한뒤 2001년 정보통신부
도 합치는, 단계적인 산업부처 통합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노동부는 당분간 존속시킨뒤 노사관계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통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필 총리는 13일 조세형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박태준 자민련 총재 등
양당 지도부와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정협의회
에서 "정부 조직개편 방향은 부처 통폐합보다는 현실에 입각해 기능위주로
재조정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위원회와 행정자치부는 공무원의 동요를 감안해 조직개편을
최소화하되 지식과 정보기반 발전을 위한 시스템을 재편한다는 원칙아래
이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부의 응용기술 원자력관련 업무를 산업자원부에 통합해 산업기술부
로 개편하고 비상설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과학기술및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기획 조정 평가를 담당하는 대통령직속 정부조직으로 상설화
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기획위 관계자는 "과기부가 옛 상공부에서 갈라져 나온데다 업무성격상
위원회가 담당하는게 적합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의 경우 2001년 방송통신위원회 설립과 동시에 산업기술부에
합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관련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은 13일 "체신금융업무가 민영화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설립돼 인허가 업무를 가져갈 경우 정통부가 하나의
부처로 남을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정통부를 경영진단
조정위원회가 건의한 대로 현 시점에서 통합하느냐 아니면 2001년 방송통신위
설립 시점에서 통합하느냐는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화사업은 전부처에 걸쳐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가정보위원회를
신설하는 것도 대안이 될수 있다"며 "이 경우 정보화업무는 오히려 강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와 노동부의 경우 현재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어 통합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기획위는 그러나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 통합이
이뤄지고 노사문제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4대보험 통합에서 이미 방향이 제시돼 있다"며 "노동부 업무중
노사문제를 빼면 복지차원의 실직자문제와 직업훈련이 남는다"고 말했다.

진단조정위는 이번 조직개편시 직업훈련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 정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노총도 복지부와 노동부의 통합을 지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폐지와 관련, 기획위 관계자들은 "지역감정악화 가능성이 커
여당에서 판단토록 할 것"이라고 말해 실현가능성이 적은 상태다.

예산청을 기획예산위와 통합시키고 대통령직속 중앙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은 정부 내부방침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기획위와 행정자치부는 12일 고위당정협의 자리에서 "지난해 좌절된
기획예산처 설립과 중앙인사위설치 등을 이번 조직개편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상교섭본부는 조정위원회의 건의대로 현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인사 예산상 자율권을 주는 대신 경영상 책임을 묻는 책임운영
기관(에이전시)화 대상을 조정위원회 건의안보다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위 관계자는 "경영진단팀이 책임운영기관화 할 대상을 너무 넓게
잡았다"며 "정부예산지원 정도와 공공성 등을 감안해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위와 행자부는 16,17일 장관간담회와 18일 당정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한뒤 23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